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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레이스(24년) 하프 마라톤 후기

마라톤을 달린다는 것, 인생을 압축해서 경험하는 시간

by inklings

마라톤을 달린다는 것—단순히 달리는 운동이 아닌, 인생을 압축해서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좀 오바일까요?ㅎ)


작년 서울레이스 하프 마라톤을 뛰면서 느꼈던 점들을 늦게나마 올려봅니다. 예상보다 땀도 많이 흘리고 숨도 찼지만, 그 속에서 얻은 깨달음들은 의외로 삶과 닮아 있더군요.


1. 시작의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마라톤에서는 출발선의 위치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초반 1km에서 30초 정도의 차이가 날 뿐, 결국 중요한 건 '꾸준히' 달리는 것입니다. 인생에서도 출발선은 각기 다릅니다. 학창 시절 성적, 사회 초년생의 직업—이 모든 것이 인생의 전체 궤적을 결정짓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어떤 속도로, 얼마나 꾸준히 움직이느냐입니다.

2. 초반의 속도보다 평균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리기 초반에 무리하면, 후반에 탈진하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 끝까지 완주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삶에서도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꾸준한 성장을 목표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너지 관리와 지속 가능성이 핵심이죠.

3. 걷지 않을 수 있는 페이스를 찾아라.

달리기를 멈추고 걸으면, 1km를 걷는 데 15분이 걸립니다. 반면 뛰는 페이스는 6~7분/km 정도죠. 잠깐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 차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아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목표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길입니다.

4. 다른 사람의 속도에 흔들리지 말 것.

달리다 보면, 옆 사람이 나보다 빨리 뛰는 것처럼 보여 따라잡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멈추거나 뒤처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인생에서도 남을 따라 하다 보면, 자신만의 속도를 잃기 쉽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남이 아닌, 나 자신입니다.

5. 중간중간 보충이 생명이다.

달리기 중 에너지 젤과 물 보충은 생존 필수 조건입니다.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후반부에 크게 고생하게 됩니다. 삶에서도 자신을 돌보는 습관, 즉 휴식과 충전이 필수적입니다. 나를 위해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입니다.

6.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21km 마라톤에서 마지막 3~4km는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이때 기록의 차이가 결정됩니다. 이는 인생의 마지막 스퍼트와도 같습니다. 결국 성공의 열쇠는 체력, 즉 꾸준히 준비해온 나의 역량입니다.

7. 남은 거리만 생각하며 달려라.

마지막 구간에서는 '아직 남은 거리'만 생각하게 됩니다. 지나간 17km를 돌이켜볼 시간은 없습니다. 인생에서도 지나간 실패에 매몰되지 말고, 남은 목표에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8.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완주 후, 결승선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은 달리는 동안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가족, 친구, 동료—우리 인생의 '결승선'에서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버틸 수 있습니다.

9. 아는 길이 더 편하다.

익숙한 길을 달릴 때는 신경 써야 할 요소가 줄어들어 훨씬 수월합니다. 이처럼 익숙한 환경에서 일하거나, 친숙한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을 높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낯선 도전도 필요합니다. 두려움이 성장을 부르니까요.

10. 마라톤은 달리는 운동이 아니라, 버티는 운동이다.

가장 큰 깨달음은 이것입니다. 마라톤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끝까지 버티는 사람만이 완주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입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려한 성공이 아니라, 꾸준히 견디고 나아가는 사람들이 결국 인생의 승자가 됩니다.


에필로그

마라톤을 뛰며 땀 흘린 경험은 그 자체로 값진 것이었습니다. 당신의 인생이라는 경주에서 꾸준히 달리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기다려주는 사람들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달리고 싶은 사람, 망설이지 말고 한 번 도전해 보세요. 그 길 끝에는 땀과 성취감, 그리고 당신만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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