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인 박도은님의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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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은 님 / 40대 초반
울산시 철인3종경기 선수이자 교육 컨설팅 업체 대표인 아들맘.
히로인 박도은님의 스토리
아이에게 꿈을 찾아주려면 엄마가 운동을 해야 해요.
뭔가 대단한 걸 이룬 사람을 보면 “에이, 나랑은 다른 사람이네" 하고 치워버리기 일쑤다. 어떤 대단한 일이라도 시작은 있는데 말이다. 마이클 조던도 처음 농구공을 잡아본 순간은 있었을 것이다.
“마이클 조던은 천재잖아". 그건 맞는 말이다. 사례를 바꾸자. 천재는커녕 남들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시작한 케이스로.
엄마다. 자기 사업을 한다. 전국에 강연을 다닌다. 다수의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마라톤 풀코스 기록은 3시간 20분대이며, 울산시 철인 3종 경기(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연달아 하는 경기) 선수다. 매 방학마다 학생들을 데리고 해외 로드 트립을 다닌다. 해외에서 아이들과 함께 철인 3종 경기 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여행을 통해 건강하고 주체적인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서다. 그 얘기를 [길 위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라는 책으로도 냈다.
박도은 님의 얘기다. 그냥 나와는 다른 종자일까?
마라톤과 철인 3종이라니… 뭔가 한국의 엄마로서는 잘 상상이 안 되는 이미지입니다. 원래 운동 선수였나요?
저는 8개월 만에 태어났어요. 가난한 집안의 막내로. 왜 아들 낳으려다가 끝내 나온 딸 있잖아요. 그게 저였어요. 아기때부터 호흡기가 안 좋았고, 아토피가 심했어요. 귀 뒤를 빼고는 전신이 아토피로 뒤덮여 있을 정도로요. 놀림도 많이 받았고, 내성적이었고요.
지금은 아토피의 흔적이 아예 없는데요?
예, 운동하면서 깨끗이 없어졌어요.
그게 가능한가요? 지금의 모습과 과거가 잘 연결이 안 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좀 긴 얘기인데요.
아버지가 열다섯에 돌아가셨어요. 가난한 집에서요. 상상이 되시죠. 내 맘대로 뭔가를 할 수 없는 삶이었어요.
그래서 결혼을 빨리 했어요. 2003년 스물넷에. 원래 결혼하고 유학갈 예정이었어요. 탈출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유학이 어그러졌죠.
2006년에 아이를 낳았어요. 친정엄마가 와서 아이를 돌봐 줬죠. 저는 그때 제 사업을 시작했어요. 지금도 하고 있는 교육 컨설팅 사업인데요. 고생한 엄마한테 잘해주고 싶어서 독하게 일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건강은 점점 안 좋아졌죠.
아이가 네 살 때 엄마도 돌아가셨어요. 남편은 그 즈음 해외 파견을 나갔죠. 최악의 상황이었죠. 삶과 죽음의 경계 였어요. 살기도 싫었고. 그런데 그게 계기가 됐죠.
최악의 순간이 계기가 된건가요?
아이를 봤어요. 이제 네 살인데, 저밖에 의지할 곳이 없잖아요. 아울러 엄마 돌아가시면서 일 처리를 하다가 약간의 빚이 생겼는데 그게 또 저를 살게 하더라고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엄마한테 효도하고 싶어서 일을 열심히 했는데, 엄마는 돌아가셨잖아요. 삶은 기다려주지 않는구나. 지금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겠다. 그러려면 건강해야 겠다 생각했어요.
그 때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명상호흡을 하다가 차차 달리기로 넘어가게 되었죠. 달리기를 하다 보니 아토피가 조금씩 좋아졌어요.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 일과 운동을 어떻게 하셨나요?
데리고 다녔어요. 강의할 때도, 운동할 때도. 어쩔 수 없었어요. 다행히 강의 듣는 학부모님들이 아이를 봐주기도 하시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철인 3종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동네 달리기하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른 얘기인데.
저는 교육 컨설팅을 해요. 더 쉽게 말하면 아이들이 자기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도록 돕는 일을 하죠.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컨설팅할 때였어요. 아이들이 게임 중독을 극복하려면 운동이 최선이겠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철인 3종 경기였어요.
저는 몸은 약했지만 다행히 성격은 긍정적이었어요. 엄마한테서 물려받았죠.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켜야겠다는 목표로 여기 저기 찾아다녔어요. 마라톤 동호회 사람들을 무작정 붙들고 “우리도 좀 끼워달라" 하기도 하고요. 울산 최고의 수영코치에게 무작정 연락해 아이들 좀 가르쳐달라고 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다니다 보니 저도 실력이 점점 좋아졌고요.
책에서 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 여행을 하며 현지 철인 3종 경기에도 출전하던데요. 연장선상인가요?
네. 아이들에게 핸드폰도 주지 않고 꽤 고생스러운 여행을 함께 해요. 경험이 가장 큰 교육이기 때문이에요. 여행 과정에서 자기들끼리 의사결정도 해 보고 실패도 해 보면서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변해요.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 심지가 단단해져서 나중에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게 돼요.
“체력을 키우는 엄마들이 많아져야 사회의 제도권 안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이 줄어들 수 있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저는 18년째 교육컨설팅 업체를 하고 있거든요. 정말 많은 사례를 봐요. 그걸 정리해보면…
아이는 엄마가 하는 대로 따라해요. 그래서 엄마가 행복해야 해요. 엄마가 자기 삶에 대한 주체성과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으면 아이도 그렇게 돼요. 반면 엄마가 불안해하고 눈치를 보면 아이도 그렇게 돼요.
엄마가 행복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체력이에요. 체력이 좋아지면 컨디션이 좋아지고 행복해져요. 불안해하지 않게 되고요. 그리고 나면 엄마 스스로 “내가 원하는 인생이 뭔지"를 생각하게 되요.
그러면 아이도 그렇게 키우게 돼요. 아이를 사교육에 내맡기지 않고, 아이가 원하는 게 뭔지를 생각하게 돼요. 아이가 원하는 걸 찾으면 삶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