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OINES Sep 26. 2022

그건 겸손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운동 열심히 안해요" 라고 말하는 엄마들에게

엄마들의 운동습관. 히로인스에서 더 많은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최근에 한 히로인스 유저 분과 소통할 일이 있었어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냐는 질문에 그는 “그냥 조금 해요. 열심히는 안하고”라고 답했어요. “한달에 한두번은 하시나요”라고 물었더니 “일주일에 두세번 요가 좀 하는 정도”라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아니, 그 이상 운동을 어떻게 더 열심히 하죠?”

“히로인스 피드에 있는 분들은 매일 운동 하시고 복근도 있고 그러시잖아요. 저는 그렇지 않아서…”


내가 뭘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한참을 생각했어요. 육아와 일에 바쁜 엄마가, 일주일에 두세번 시간을 낸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런데 왜 그는 스스로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답할까. 더 나아가 “누구만 못하다”라고 말할까.


물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매일 새벽마다 시간을 내서 공부하고 운동하시는 맘들도 있어요. 대단하고, 존경스럽죠. 하지만 사람마다 상황은 다른 거잖아요. 일주일에 두번 시간을 내서 자기 관리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거죠. 저는 한번 할까 말까인데요.


이 분만 특이한 걸까.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엄마들을 고객으로 상대하면서 자주 느끼는 것이 “이들은 참 스스로를 낮게 본다”라는 점이에요. 고칼로리 음식 한번 먹으면 무슨 나쁜 짓이라도 한 것 처럼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분들을 종종 봐요. 동네 산책을 꾸준히 하시면서 스스로를 관리하시는 분들이 “나는 게을러서 운동을 안해요”라고 하는 경우도 봐요. 


그건 겸손이 아닌 것 같아요.


실제로 엄마들의 다이어트에서 가장 큰 적은 이 겸손으로 포장된 자조(自嘲)에요. 한끼를 폭식하면 “다음날 굶어야지” “다음날 공복 유산소 빡세게 타야지” 이런 말을 많이 보거든요. 이건 의학적으로 완전히 잘못된 방식이에요. 


폭식하고 굶으면 보상 심리로 또 폭식으로 이어져요. 이건 살이 찌는 문제를 넘어서 건강에 안좋아요. 공복 유산소를 오래 하면 우리 몸은 지방을 축적하는 형태로 발전하지, 살이 빠지는 형태로 발전하지 않아요. 자조와 잘못된 지식이 합쳐져서 나쁜 결과를 낳는 셈이지요.


어제 치킨에 맥주 한잔 하셨나요? 스트레스 확 풀리셨겠어요. 아침은 건강하고 클린한 음식으로 든든히 챙겨드시고 하루 시작하세요. 그래야 그 에너지로 술도 깨고 운동도 하지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오늘도 뒷산 한바퀴 도셨나요? 누군가는 앉아있을 시간에 스스로에 투자하셨네요.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이런 저런 생각한 것들은 자신에게 멋진 자양분이 될 거에요. 


어제의 나를 기억하며 자책하지 말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긴 나를 칭찬해 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작은 노력을 반복하면 좋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운동맘의 삶에 축하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