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지 않을 예정이다.
퇴근 후 바라본 그날의 첫 하늘은 너무나도 까맸다.
아마도 그 날 나는 결심했던 것 같다.
퇴근이 아는 퇴사를..
정말 부끄럽게도 내 브런치 첫 글은 회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내 브런치 두번째 글은 퇴사한 이야기이다.
보통 이야기는 기.승.전.결이 있다고 들었는데
기.ㅅ.퇴사다.
퇴사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요즘 그래도 일도 많이 들어오고 잘나가는 회사인데...'
'재밌게 일하는 것 같던데?'
'좋은 분들 많자나!'
등등
하나같이 맞는 말이다.
우리 회사는 일이 많이 들어오고 있었고, 들어오는 일들이 잘 되었고,
재밌게 재밌게 일하려고 노력했고
무엇보다 다들 좋은 분들이었다.
그러나 이른 아침 출근하고 하루종일 진빠지게 일을한 뒤 퇴근을 하면
하늘은 너무나도 까맸다.
언젠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는 빈도가 많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의식적으로 하늘을 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언제나 하늘은 까맸다.
일이 생각만큼 즐겁지 않았다.
한숨은 늘었고,
입맛은 줄었고,
월요일보다 일요일이 무서웠다.
내가 좋아했던 취미들이 다 귀찮아졌고, 무기력해졌다.
어디에서도 나를 찾아볼 수 없었다.
7월 13일 금요일 오후 3시 회사에서 나왔고
7월 16일 월요일 오전 10시 5분 대한민국에서 나왔다.
당분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지 않을 예정이다.
그냥 그렇게 살아보고 유럽이라는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오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