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퇴근 후 바라본 그 날의 첫 하늘은 너무나도 까맸다.

당분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지 않을 예정이다.

by gote

퇴근 후 바라본 그날의 첫 하늘은 너무나도 까맸다.

아마도 그 날 나는 결심했던 것 같다.

퇴근이 아는 퇴사를..


정말 부끄럽게도 내 브런치 첫 글은 회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내 브런치 두번째 글은 퇴사한 이야기이다.

보통 이야기는 기.승.전.결이 있다고 들었는데

기.ㅅ.퇴사다.


퇴사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요즘 그래도 일도 많이 들어오고 잘나가는 회사인데...'

'재밌게 일하는 것 같던데?'

'좋은 분들 많자나!'

등등


하나같이 맞는 말이다.

우리 회사는 일이 많이 들어오고 있었고, 들어오는 일들이 잘 되었고,

재밌게 재밌게 일하려고 노력했고

무엇보다 다들 좋은 분들이었다.


그러나 이른 아침 출근하고 하루종일 진빠지게 일을한 뒤 퇴근을 하면

하늘은 너무나도 까맸다.


언젠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하늘을 바라보는 빈도가 많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의식적으로 하늘을 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언제나 하늘은 까맸다.


일이 생각만큼 즐겁지 않았다.

한숨은 늘었고,

입맛은 줄었고,

월요일보다 일요일이 무서웠다.

내가 좋아했던 취미들이 다 귀찮아졌고, 무기력해졌다.


어디에서도 나를 찾아볼 수 없었다.


7월 13일 금요일 오후 3시 회사에서 나왔고

7월 16일 월요일 오전 10시 5분 대한민국에서 나왔다.


당분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지 않을 예정이다.


그냥 그렇게 살아보고 유럽이라는 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오려고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 오늘의 띵언(feat.셜록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