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jico* - [FLOWERS]
Snail’s House 라는 명의로 더 유명한 아티스트 Ujico*님의 솔로 앨범입니다. 저는 이 [FLOWERS] 를 ‘힐링되는 앨범’ Best 3 안에 꼽는 편이고, 실제로도 굉장히 마음이 이완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뷰에 앞서 아티스트의 명의부터 얘기하고 싶습니다. 같은 아티스트라고 할지라도 명의에 따라서 곡 스타일이 달라지는 경우가 꽤 자주 있는데,
Ujico* 명의와 Snail’s House 명의에도 그러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Snail’s House 명의의 곡들은 굉장히 팡팡 튀는 톡 쏘는 분위기가 빈번하게 사용됩니다. 이것은 좋게 말하면 서브컬처 리스너 팬덤의 음악적 수요를 적극 반영하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소위 ‘오타쿠 감상’ 을 이용한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반면 Ujico* 명의를 쓸때에는 비교적 다양한 스펙트럼의 곡들을 완급을 잘 조절하여 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FLOWERS] 도 그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음반의 전 트랙은 1번 트랙인 ‘intro’를제외하고는 전부 꽃 이름으로 되어 있씁니다. 자켓 일러스트 또한 꽃의 이미지를 적극 반영하여 화사하고 섬세하게 펼쳐진 묘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체로 잔잔하지만 항상 그런 것 만은 아닙니다. 떄로는 흥겨운 바이브를 가미해 전체적인 음악적 완급의 조절이 골고루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전 트랙을 다양한 느낌으로 감상하기에 잘 짜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곡의 음색이 매우 맑고 부드러우며, 멜로디를 감상하는 것 만으로도 공기 좋은 숲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온몸이 맑고 상쾌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기에 저는 이 음반이 힐링용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주변인들에게 적극 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 음반을 전반적으로는 좋아하지만, 수록곡 하나하나를 따졌을 때에는 부정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 또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곡 제목과 노래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 라고 느끼는 괴리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번 트랙 ‘Morning Glory’ 나 6번 트랙 ‘Queen of the Night’ 같은 경우에는 각각 아침을 맞이하는 상쾌하고 밝은 음색, 그리고 밤의 꽃을 형상화한 듯한 눅진한 바이브를 통해 주제의식을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5번 트랙 ‘Sunflower’ 나 9번 트랙 ‘Lily(제가 개인적으로 이 트랙의 멜로디가 매우 취향인 것과는 별개로)’ 의 경우에는 들었을 때 바로 이미지가 연결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창작자가 무언가를 그려낼 때 반드시 통념적인 이미지로 그릴 필요성 따위는 없고, 그런 것은 오히려 창의성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지양할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테마 선정과 곡의 표현에 있어 어떠한 괴리감이 든다는 점은, 음악에 있어 ‘심상의 표현’ 을 아주 중시하는 저로서는 아쉬운 점이 남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찌됐든 전반적으로 이 음반은 ‘꽃들’ 이라는 제목답게 아름답게 피어난 꽃을 찬찬히 감상하는 듯한 심미감을 분명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의 심상 표현에 있어 좀더 구체화된 세심함을 기울였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Official Site: http://flowers.diverse.jp
Bandcamp: https://0101.bandcamp.com/album/flowers
Spotify: https://open.spotify.com/album/491tjCr2d8MOHmwmhlqzbz?si=nG_W0-1QTQivQ0Fmetbe5A&dl_branc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