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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대로 동행 Aug 02. 2023

여전히 기적은 계속된다

'원더'를 읽고

위대함은 강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힘의 올바른 사용에 있다....그의 힘이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자가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바로 이 위대함으로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킨 학생, 어거스틴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R.J팔라시오의 작품 '원더'는 원래 일러스트레이터였던 그의 데뷔작으로 전세계에 45개 나라에 번역되어 500만부 이상 팔린 청소년소설의 베스트셀러이다.


이 책은 이야기의 흡인력이 강력해서 한 번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면 좀체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책을 읽으며 나는 주인공 어거스트는 물론이고  아이를 둘러싼 우주와도 같은 친구들 잭, 서머, 누나 비아, 누나의 친구 미란다 등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원더는 나면서부터 선천성 기형으로 27차례나 수술을 받아 기형 얼굴로 살아가는 10대 소년 어거스트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어거스트는 얼굴로 인해 남에게 놀림 받을까봐 어릴 때는 늘 헬멧을 끼고 다녔지만, 이제 자라서 더 이상 헬멧이 맞지 않자, 아이들의 놀림이 두려워 차마 학교에 가지 못하고 엄마와 집에서 공부를 한다.


엄마는 자신의 학업과 커리어를 뒤로 하고 아들과 가정에 헌신적인 따뜻한 사람이고, 누나 올리비아는 어거스트를 이해하고 품어주는 든든한 조력자이다. 아빠는 개그맨 소리를 들을 정도로 유머가 풍부하고, 항상 아들을 이해하는 가정적인 분이다.


얼굴 외에 모든 게 다 완벽한 가정의 사랑에 힘입어 어거스트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학교 생활에 용감하게 도전한다.

 어거스트의 주변에는 훌륭한 어른들이 많다.

사랑이 많은 부모님을 비롯해서, 교장선생님, 담임선생님 등이 모두 어른답게 아이들에게 본이 되고, 중심을 잡아주는 분들이다.


교장선생님의 권유로 어거스트에게 학교 안내를 해주며 도와주던 세 아이들 줄리안, 잭, 샬롯은 처음 보는 어거스트의 얼굴에 놀라워 하지만, 그런 어거스트에 대한 각기 다른 태도를 보이며 아이들의 세계를 선명하게 대변한다.


 결국 어거스트를 못마땅해 하면서 괴롭히던 줄리안은 다른 학교로 전학가고, 잭은 중간의 오해와 갈등을 극복하고 어거스트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겉으로만 위해주는 샬롯도 실상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단,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의 어거스트 모습을 이해해 주는 서머 같은 친구가 있기에 어거스트는 전염병처럼 아이들 사이에서 배척 당하고, 놀림 당했던 상처를 서서히 치유해 간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어거스트를 중심으로 누나 비아, 비아의 친구 미란다, 어거스트의 친구 잭, 서머, 남자친구 저스틴 , 5명이 각자 일인칭 싯점으로 자신들의 얘기를 한다는 것이다. 독자는 이를 통해 아이들 각자의 세계로 들어가서 그들의 심정과 행동을 이해하고, 어거스틴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감지한다.


작품의 절정을 이루는 종업식 날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연설을 통해서

" 인생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봅시다....

언제나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려고 노력하라.

친절이란, 참으로 간단한 일, 누군가 필요로 할 때 던져 줄 수 있는 따뜻한 격려의 말 한 마디, 우정 어린 행동, 지나치며 한 번 웃어주기"라고 연설한다.


바로 이 친절의 위대함을 보여준 아이들을 통해서 어기는 그 해의 유일한 헨리워드비처상 (학교의 설립자) 수상자로 지목되며, 친구들의 열렬한 축하와 격려 속에 소설은 끝난다.

우리 삶에서 간과되거나, 과소 평가되기 쉬운 친절의 가치.   그러나 그 친절의 힘으로 한 사람의 삶은 물론이고, 한 사회 까지도 바꿀 수 있음을 작품은 어기를 통해 보여준다. 물론 소설처럼 세상이 마냥 친절하지는 않고, 어기는 학교를 졸업 한 이후 더 험난한 세상의 파고들을 만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10대 시기 경험한 친절의 기억은 앞으로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어기만의 에너지와 용기가 되어 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일반적인 친절의 본질이 아닌 한 사람의 친절의 본질, 한 사람의 우정의 힘, 한 사람의 품성의 시금석, 한 사람의 용기와 힘.'


바로 이 한 사람의 힘이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마중물이 된다고 작가는 원더를 통해서 우리에게 속삭여준다.

어쩌면 우리도 어기처럼 얼굴은 아니어도 상처 투성이 마음과 삶을 가진 어기 자신이거나,  어기에게 친절을 베푸는 순수한 서머와 같은 친구들 중의 한 명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건 누구나 타인의 친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그 누구도 혼자 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삶의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내 앞의 아이들, 그리고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로 이 한 사람이 지닌 친절의 힘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책은 문장과 서사만으로도 훈훈한 온기로 마음을 데워준다. 원더가 바로 그런 책이다.

읽는 동안  순수한 아이들이 나누는 우정과 성장, 어른들의 친절한 배려로 인해서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여전히 우리에게 기적이 가능함을 믿게 해준다.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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