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대로 동행 Aug 15. 2022

브런치, 가족들의 비평이 진짜더라.

라이킷 할만한 글이 없더라고.

모처럼 휴일을 맞아서 코로나 격리로 1주일간 제대로 얼굴을 못 본 막내가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사를 하며 요새 나의 고민을 말했다.

"내가 대화할 때는 사람들을 잘 웃기고 재미있게 하는데 왜 재미있는 글은 잘 못쓸까?"

그랬더니 남편 왈 " 어, 넌 표정과 말투가 웃긴 거지. 말 자체가 웃긴 건 아니잖아."

머릿속에 전구가 들어왔다. 그래, 난  애드리브와 표정이 웃긴 거였구나.


내 글을 읽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 말에 남편의 대답.

" 네 글을 안 읽었지. 그런데 전에 화장실에서 일보다 심심해서 우연히 브런치를 보는데 당신이 나에 관한 글을 쓴 게 딱 걸렸잖아? 그 이후부터는 검열 차 가끔 보고 있어."


" 그럼, 왜 라이킷은 안 눌렀어?" 하니 남편이 정색을 하며  말한다.

"응. 라이킷  할만한 글이 없더라고.."

하, 누가 말했던가? 자신의 글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보여주고 비평을 들으라고.

그것이 가장 정확한 비평이라고....


갑자기 그동안 재미없고 부족한 나의 글에 바쁜 시간을 짬 내서 라이킷을 달아주었던 모든 작가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침 작가가 꿈인 막내아들 주성이가 시간이 난다며 엄마 글들을 본다.

그 좋아하던 게임을 미루고 심각하게 엄마 글을 읽은 주성이가  엄마 글에 대한 냉정한 비판을 부탁하니 천연덕스럽게 하는 말.

"응, 글들이 일관성이 없이 중구난방이네. 도대체 엄마 글들의 콘셉트는 뭐야?"

"또 할 말 없어?"

별로 고민도 없이 주성이가 한 마디로 일갈한다.

"딱 논술 선생님의 글이야. 교과서적인 글?

좀 위트 있고 개성 있게 써보지."


아, 내가 그동안 브런치에 글 쓰면서 해왔던 고민을 중1 막내아들이 다 지적했다.

아무래도 나는 글쓰기 강좌보다 남편과 아들에게 코치받는 게 나을 것 같다.


독서와 글쓰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라이킷을 누를만한 글을 써보리라.


물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때까지 중구난방의 습작은 계속될 듯하다.



제 글을 넓은 아량으로 읽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오늘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이지 않는 수고의 손길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