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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가족들의 비평이 진짜더라.
라이킷 할만한 글이 없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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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동행
Aug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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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휴일을 맞아서 코로나 격리로 1주일간 제대로 얼굴을 못 본 막내가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며 요새 나의 고민을 말했다.
"
내가 대화할 때는 사람들을 잘 웃기고 재미있게 하는데 왜 재미있는 글은 잘 못쓸까?"
그랬더니 남편 왈 "
어, 넌 표정과 말투가 웃긴 거지. 말 자체가 웃긴 건 아니잖아."
머릿속에 전구가 들어왔다. 그래, 난 애드리브와 표정이 웃긴 거였구나.
내 글을 읽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 말에 남편의 대답.
" 네 글을
안 읽었지. 그런데 전에 화장실에서 일보다 심심해서 우연히 브런치를 보는데 당신이 나에 관한 글을 쓴 게 딱 걸렸잖아? 그 이후부터는 검열 차 가끔 보고 있어."
" 그럼, 왜 라이킷은 안 눌렀어?" 하니 남편이 정색을 하며 말한다.
"
응.
라이킷 할만한 글이 없더라고.."
하, 누가 말했던가? 자신의 글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보여주고 비평을 들으라고.
그것이 가장 정확한 비평이라고....
갑자기 그동안 재미없고 부족한 나의 글에 바쁜 시간을 짬 내서 라이킷을 달아주었던 모든 작가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침 작가가 꿈인 막내아들 주성이가 시간이 난다며 엄마 글들을 본다.
그 좋아하던 게임을 미루고 심각하게 엄마 글을 읽은 주성이가 엄마 글에 대한 냉정한 비판을 부탁하니 천연덕스럽게 하는 말.
"
응, 글들이 일관성이 없이 중구난방이네. 도대체 엄마 글들의 콘셉트는 뭐야?"
"또 할 말 없어?"
별로 고민도 없이 주성이가 한 마디로 일갈한다.
"딱 논술
선생님의 글이야. 교과서적인 글?
좀 위트 있고 개성 있게 써보지."
아, 내가 그동안 브런치에 글 쓰면서 해왔던 고민을 중1 막내아들이 다 지적했다.
아무래도 나는 글쓰기 강좌보다 남편과 아들에게 코치받는 게 나을 것 같다.
독서와 글쓰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 라이킷을 누를만한 글을 써보리라.
물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때까지 중구난방의 습작은 계속될 듯하다.
제 글을 넓은 아량으로 읽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오늘 이 글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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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모습 그대로 동행하는 삶을 꿈꿉니다. 지금은 개성 만점 세 아들, 꽃 중년 남편과 동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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