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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혁명은 사변적인가? 혁명적 단절인가?
by
Plato Won
Apr 15. 2020
과학혁명은 철학인가?
그렇다. 왜 그런가?
현미경으로 인간이 보지 못한 미세한 세포들을
보면서 인간은 이전에 왜 흑사병으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망원경으로 인간은 시각적으로 볼 수 없었던
우주의 광활한 세계를 이해하면서 달을 보며
계수나무 밑에서 방아를 찧고 있던 토끼를 더
이상은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지각했다.
진리의 발견이다. 철학이 추구하는 진리의
발견이 현미경과 망원경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바디우는 철학이 네 가지 조건들의
집합이 출현할 때 발생한다고 했다.
수학, 시, 정치의 발명 그리고 사랑이 그것이다.
철학은 이 이질적인 현상들이 시대의 고유성에 결부
되거나 결부될 수 있을 때, 사유될 수
있는 엮어짐 속에서 발설된다고 했다.
과학은 그것이 매번 새로운 세계와 진리를 창조하고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도록 강제한다.
과학도 역사성을 지닌다. 철학도 역사성을
지닌다. 이러한 역사는 거짓된 역사와 진짜 역사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낡은 역사와 새로운
역사라는 역동적인 생성과 창조의 과정만이 숨을
쉴 뿐이다.
그렇다면 과학이나 철학이나 역동성을 가지고
진보하는 것인데 그 진보는 과거의 필연인가?
패러다임의 손바뀜으로 인한 우연의 결과인가?
이 지점에서 두 과학철학자의 의견은 극명하게
나뉜다.
영국의 비판적 합리주의 철학자 칼 포퍼는
과학은 비판적 지성처럼 연속성을 가지고 발전
한다고 보았다.
그는 오직 비판적 이성을 통해 과거의 과학이론
과는 다른 새로운 과학이 탄생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의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은 그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과학은 누적적으로 진보
하는 것이 아니라, 혁명적인 단절을 겪는다고
보았다.
즉 과학혁명은 우연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통해 과거와 단절되어 불연속적이며 우연히
발견되는 혁명적인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새로운 과학은 과거의 과학과 양립할 수
없으며 통약 불가능한 것이라는 것이다.
마치 장기와 바둑의 게임 룰이 다르듯 이 둘은
서로 양립하거나 통약 불가능한 고유한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왜 중요한 이슈가 되는가?
칼 포퍼의 입장을 따른다면 우리는 과거의
데이터나 현상을 열심히 분석하고 해석해서
무엇인가를 찾으려는 노력으로 혁명을 불러와야
한다.
그러나 토마스 쿤의 이론을 따른다면 우리의
사유체계에서는 철저히 과거의 패러다임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
마치 외국에 나가보았을 때에야 우리는 자신이
지금까지 따르고 있었던 무의식적인 삶의 규칙을
자각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기술에서 과학의 혁명이나 지식에서 철학의 혁명이
탄생하는 지점은 과연 과거의 사실을 토대로 한
치열한 비판적 관찰이나 이성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와는 단절된 새로운 사유체계 속에서
꽃 피우는 것인지 알쏭달쏭거린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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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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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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