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멍텅해지면 아름다운 진리다.

by Plato Won
Screenshot_20200704-184325_KakaoTalk.jpg 임효 作,정말 보이는가?

한 권의 책을 읽으면 말이 많아진다.

多言이다.


열 권의 책을 읽으면 적당히 말을 가린다.

分言이다.


백 권의 책을 읽으면 말이 없어진다.

無言이다.


적당히 알면 적당한 기준이 생긴다.

적당한 기준은 판단을 만들고 이것 아니면 저것,

이분법적 사고가 된다.


제대로 알면 기준 너머에 모호함이 있음을

알게 된다.


어설픈 기준과 고집이 생사람 잡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생각이 물결에 흐느적거리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유유(流柳)해진다.


어설픈 지식은 사상과 이념에 갇힌다.

이분법적 사고로 이것 아니면 저것은

적으로 간주한다. 가소로운 지식을

정의라고 막 우긴다.


어설픈 정의감으로 세상을 재단한다.

사상과 이념의 포로가 되어 뚜렷한 경계를

만들고 세상을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한다.


대충 알면 뚜렷이 보이는 듯 하나

제대로 알면 어렴풋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상 모든 것이 명료하다면

뭐 그리 복잡하겠는가?

매뉴얼 한 권이면 다 끝이지.


위대한 예술은 모호하다.

그래서 해석이 가지를 치고 친다.

그래서 오묘하고 늘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다.


우리가 아는 지식은 진리가 아니다.

그저 지금까지 이해한 사실이다.

그래서 제대로 알면 흐리멍텅해진다.


진리는 딱 떨어질 것 같지만 딱 떨어지지

않고 흐리멍텅한 것이다.


뉴턴도 生을 마치며 저 넓은 바닷가에서

그저 조개를 줍다 간다고 했는데

고작 글 줄 몇 자 읽었다고 다 아는 것처럼

촐싹대는 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명료함 너머에 모호함이 보일 때

흐리멍텅해진다.


分言이고 無言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핏대 높여 주장하는 그 주장은

거짓이다. 주장하는 스스로도 거짓인 줄

모른다. 그러니 핏대 높이지, 알고 핏대 높이면

사기꾼이지 않겠는가.


흐리멍텅함이 아름다운 진리다.

흐리멍텅함이 또 다른 호기심을 발현시킨다.

역사가 발전하는 이유다.

핏대 높여 주장하는 사람을 조심할 일이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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