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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Jul 10. 2020

내가 매일 걷는 이유

아침 산책 길에 자연을 느낀다.

나는 걷는다. 

매일 판교 집 근처를


처음에는 몸이 지푸둥할 때

불현듯 생각날 때

봄가을 꽃잎이 나를 유혹할 때

한 번씩 걸었다.


그래도 운동은 땀 좀 흘리고

힘들게 해야지 하는 생각에

걷기는 운동으로는 썩 내키지 않았다.


나는 걷는다.

매일 저녁 동네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처음에는 그냥 생각날 때마다 걸었다.

좀 지나서는 운동삼아 걸었다.

좀 더 지나서는 사유하고 질문하기

위해서 걸었다.


이제는 하루를 털어내기 위해서 걷는다.


걷다가 앞에 사람으로 막히면

옆으로 비켜서 걷는다.


아주 쉬운 일인데 인생에서 앞에서

길이 막히면 절망하고 불평불만을 한다.


나는 걷는다.

평범한 진리를 매일 체득하며 걷는다.


자코메티의 Walking Man이 생각난다.


인간은 걷기  시작하면서 인간이 되었다.

걸으면서 뇌도 커지고

손을 이용하게 되었고

도구를 만지고 역사도 만들었다.


걷는다는 것은 의지의 표현이다.


내 힘으로 내 몸의 무게추를 지탱해서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걷다 보면

느낀다.


걷다 보면 걷기가

마법같이 하루아침에 뭔가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꾸준히 걷다 보면

걷기가 마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루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내일의

내 모습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바꾸는

마법이 시간이라는 것을 느낀다.


걷기는

사유하고 질문하기 좋은 나만의 시간이다.

그래서 마법의 시간이기도 하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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