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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Jul 16. 2020

산길은 험할수록 가슴이 뛴다.

뭉크가 그린 프리드리히 니체 그림

"등산의 기쁨은 정상에 올랐을 때 가장 다.

그러나 나의 최상의 기쁨은 험악한 산을 기어

올라가는 순간에 있다.

길이 험하면 험할수록 가슴이 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에 있어서 모든 고난이 자취를 감췄을

때를 생각해 보라!

그 이상 삭막한 것이 없으리라."


망치를 든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인식이다.

니체의 가정사는 복잡했다. 5세에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사망했으며, 그 2년 후 여동생

요제프까지 병으로 죽었다.


니체는 1844년 프로이센의 작은 마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여성들의 틈에서 성장

하며 가부장의 권위가 없는 가운데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성장했기에

정신적 부담에 시달렸다.


니체는 성인이 되어서도 정신병원에서

생애의 마지막  10년을 보냈을 정도로

병마에 시달렸으며, 정신병 발작을 일으킨

후 완전히 정신 상실자가 되었을 정도로

힘든 인생을 살았다.


"산다는 건 원래 이런 거야."


니체의 저서 <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서양에서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고전으로 이 책은

상징과 비유와 같은 문학적 수사를  극단적으로

동원하여 쓰였다.


BC 7세기에 페르시아에 살았던 종교 지도자

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인간의 실존적 고뇌

를 담은 철학서다.


그런 그가 책에서 인생이란 삶은 원래

다 그런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중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니체, 니체는 인간의 본질을 '힘의 의지'

로 보았다.


신은 죽었는데도 여전히 신을 찾아 구원을

외치며 자신의 의지로 살지 못한다고 일갈

하는 니체의 이 말 한마디로 유럽은 19세기를

허무주의의 시대로 보내야 했다.


"신은 죽었다."


허무주의를 대표하는 이 말의 의미는 사람들이

신처럼 떠받들던 일체의 가치가 그 본질적 의미를

잃고 허무해짐을 뜻한다.


니체는 인간이 신봉하는 최고의 가치가 

상실되면 바로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니체는 서구에 오랜 전통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자 했기에 그를 '망치를 든 철학자'로 불리

우기도 한다.


이성적인 것들의 기원은 실제로는 비이성과

광기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 니체의

생각이다.


"이 원숭이들을 보라. 이들은 권력을 원하며

무엇보다도 권력의 지렛대인 돈을 원한다.

이들 모두는 높은 권좌를 원한다.

그러나 권좌 위에는 똥이 있는데"


니체는 인간이  이성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들이 가장 비이성적이고 심지어

광기에서 비롯되었다고 일갈하며,

원숭이를 도입해서 은유적으로 빗대어

말한다


원숭이가 권력을 원하고 돈을 원하고

높은 권좌를 원하지만 정작 다 이루고

나면 똥 밖에 남는 것이 없다는 탄식

이다.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추구하는 가치들이

실상 인생에서 대단한 가치를 지니는가?


모두들 산 정상에 오르길 바라고

끙끙거리며 산을 기어오르지만

오로지 산 정상에 서는 그 지점 만을

유일한 가치로 생각하는 遇를 범한다.


인생은 산 정상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산을 기어오르는 과정, 과정에 가치가 있다.


산길은 더 험할수록 가슴이 뛴다.


산을 등반하러 나설 때는 당연히 험준한

산을 예측하는 것이고 등반의 묘미는 그

험준한 산을 타고 오르내리는 재미다.


등산의 가치가 산 정상에 우뚝 서 올라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굽이굽이 산허리를 감고도걸음

한걸음 한걸음이 더 가치가 있고

신명나고 재미있는 것 아닌가?


그것이 산행이고 인생이다.


인생은 괴정이지 결과가 아니다.

스토리 전개과정이 재미없는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겠는가?


오늘 내가 지닌 원대한 꿈이 혹여나

성취된 후 똥이 되어있지 않을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


인생의 찬란한 끝을 학수고대하지 말고

오늘 하루를 소소히 즐기며 생활하는 것이

더 절실하다.


찬란한 하루가 모이연 찬란한 한평생이

되는 것 아닌가? 


참,오늘 산길이 조금 험악하면

가슴이 쿵쾅거릴테니 너무 좋아하지 말길

바란다.


산길은 원래 그렇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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