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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우연성이 고도의 정밀성과 완결성을 이겨

by Plato Won
미국 화가 존원의 '무제' 그림 정중아믜 파란색 부분이 관람객이 무심코 낙서한 부분이다


"예술은 감성적 이념이 담긴다."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예술은 논리적 이성만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설명할 수 없는 감성적 언어나 기분이

예술작품 속에는 녹아 있고

그것을 보는 관객은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 화법으로

느끼고 해석하는 것 예술이다.


그래서 사유하고 질문거리를

많이 던지는 작품이 더 예술적인 것이고

울림이 있다.


예술에서 우연성이

고도의 정밀함과 단단한 완결성을

앞지르는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잠실 전시장에서

하나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얼핏 담벼락 낙서처럼 보이는

그라피티(Graffiti) 작품에

관람객이 전시관에 놓여있는 붓과

물감으로 그림에 낙서를 한 것이다.


주최 측은 그림이 훼손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경찰에 신고해서

범인을 찾았으나 낙서된 그림을 본

네티즌들이 원본 그림보다

낙서된 그림이 더 예술적이 되었다는

의외의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사진 속 그림 중앙에

파란색으로 세 사람이 춤을

추는 듯한 낙서가 바로 훼손된 지점이다.


천편일율적이고 혼란스러운 듯한

추상 그림에 생동감 넘치는 세 사람의

춤사위가 그림을 훨씬 생동감 있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계획되지 않은 우연성,

때로는 그 우연성이 고도의 정밀성과

정밀한 완결성보다 더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사람과의 인연도

계획된 만남보다는

우연이 필연을 만든다는 법이다.


죽기 살기로 좋아하는 연인들도

철없던 시절 대부분 우연히 필이 꽂혔을 때

만난 사이다.


작정하고 리스트 뽑아서 요목조목

따져서 만난 정략적 결혼은

죽고 못 사는 것이 아니라

죽기 살기로 싸우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우연의 필연을 만들고

문뜩 스쳐 지나가는

우연한 생각의 끝에 대변신이 자리한다.


그러나 그 우연은

그냥 우연이 오는 것이 아니라

치열히 사유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어느 날 문뜩 출몰하는

열정에 대한 신의 선물이다.


Plato Won



위는 그림 원본 아래는 낙서로 훼손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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