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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상띠망을 르상띠망 하면

by Plato Won
Plato Won 作


르상띠망

원래 원한, 복수심이라는 의미로

니체의 <도덕적 계보>에서

소개된 용어다.


약자의 입장에서 강자에게 품는

질투, 증오, 원한,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이 가치판단의 전도를 통해

오히려 약자가 강자를 사랑으로

용서한다는 감정을 가지는 심리적 상태가 '르상띠망'이라고 니체는 정의했다.


니체의 철학에 의하면

태초에 인간은 도덕적 가치 기준을

소유하지 않았으며, 행위의 기준으로

오직 '고귀'나 '비천'이라는

미적 가치 기준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강자에 대한 반감이나 열등감이

생겨나 이를 자신의 힘으로 반전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가치 기준의 전도가 생겨나

도덕적 관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니체는 그 배후에서 생겨나는

심리를 '르상띠망'이라 명명했다.


니체는 <도덕적 계보>에서

이를 '노예의 도덕적 반란'으로

설명한다.


즉, 열등감을 일으키는 '강한 타자'를

부정하고 끌어내림으로써

자신을 긍정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심리 현상이 '르상띠망'이다.


강자를 힘으로 극복할 수 없으니

강자의 잘못된 행동을 약자인 자신이

사랑으로 용서한다는 심리적 극복이

도덕적 선악의 개념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이 니체의 주장이다.


부자나 강자는 나쁜 사람으로 인식하고

빈자나 약자는 선한 사람으로

인식하려는 선악의 개념이 그것이다.


강자의 잘못된 행동을

약자가 사랑으로 용서한다는 의식이

니체가 말하는 '노예의 도덕 감정'이다.


극복할 수 없으니 자기가 참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도덕적으로 올바르고 선한 행동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는 심리현상이

니체가 말하는 '르상띠망'이고

'인간의 도덕적 계보'라는 것이다.


분명 인간의 심리에는

르상띠망이라는 가치판단의 역전이

존재한다.


이러한 르상띠망을 잘 파악하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SNS로 서로가 연결된 세상에서는

이전보다 더 '평등'에 민감하다.


강자든 약자든, 부자든 빈자든,

이 사람이든 저 사랑이든,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같아야 한다는 심리가

이전보다 더욱더 강하게 나타난다.


월급을 몇 개월치씩 모아

명품백을 사는 소비심리.

자신의 취미생활에는

과감히 소비하는 행위,

유명인을 따라 하는 행동 패턴의 저변에는

르상띠망의 원인이 되는

열등감이 내포되어 있다.


명품 소비든,

유명인 따라 하기든

이런 소비패턴을 통해

르상띠망을 해소하려는 시도는

지속될 것이고

해소되지 않는 르상띠망은

강한 타자를 부정함으로

자신을 위로하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이다.


사회적으로 공유된 가치판단에

자신의 가치판단을 수용시키면서

위안감을 찾으려는 현대인들의

심리상태가 현대적 르상띠망이고

이를 이용하는 것이

현대 비즈니스의 주요 전략이다.


교육시장이 특히 그랬다.

전교 1등 하는 학생이 다니는 학원이라

소문내서 학생들을 모집하는 행위,

남들이 선행학습하니 내 자녀도 선행학습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심리,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시험 치고

대기 순번을 받고 기다리게 하는 것 등은

르상띠망을 자극하는 대표적

잘못된 방법들이다.


그런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르상띠망을 르상띠망하면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기보다

자신의 욕망을 욕망하고


사회적으로 공유된 가치로 판단하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 판단으로 판단하고


극복할 수 없는 강자를 따라 하기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려 하는

주체적,능동적 삶의 패턴으로

의식이 변하고 있다.


자신이 미쳐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에 르상띠망을

자극하는 교육,

그것이 주체적 시민을 만들고

성숙한 사회를 이끈다고 믿는다.


르상띠망을 르상띠망 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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