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나는 무엇을 숭배하는가?
by
Plato Won
Aug 15. 2021
Plato Won 作
라이딩을 즐기는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그 시간이 한 가지 주제를 머리에
담고 사유하고 질문하기에
최적의 시간이라 즐긴다.
어제는 연휴 첫날이라
서판교에서 출발해서 탄천, 잠실,
팔당대교, 남한산을 지나 양수역까지
가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되돌아오는 160킬로 라이딩을 했다.
중간중간 사진도 찍고
피곤하면 길가 주변 벤치에 누웠다 쉬고
밥도 먹는 시간을 포함해서
아침 6시에 출발 오후 6시에
집에 도착했으니 총 12시간
라이딩이었다
라이딩 코스로는 최적이었다.
운정천, 탄천, 한강, 남한강
옆길은
잘 조성된 자전거 숲길과 어우러져
자연을 새삼 찬미하도록
감성을 자극하고도 남았다.
출발 전 하루 종일 곱씹을
사유 거리를 정했다.
"우리는 인생에서 무엇을 그토록
숭배하면서 자신을 괴롭히는가?"
160킬로 12시간 라이딩 길의
사유와 질문거리로 정했다.
"당신이 숭배하는 그것이
당신의 삶을 집어삼킬 것이다."
미국 소설가 데이비드 포스트 월리스는
그의 소설에서 현대인들의 삶을
자신들이 숭배하는 그것들로 인해
반죽음 그로키 상태로 살아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신이 육체와 외모와 성적 매력을
숭배한다면, 당신은 항상 불만족에
시달릴 것이다.
시간이 흘러 늙어가는 것을 보면
죽기도 전에 백만 번은 더 죽음을
맞이 할 것이다.
당신이 권력을 숭배한다면
나약함과 두려움에 시달려
더 많은 권력을 갈망하다 인생을
다 허비할 것이다.
당신이 지성을 숭배하고
똑똑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면
당신은 그 얄팍한 지식이 드러날까 봐
두려움에 떨며 살 것이다.
당신이 만약 돈이나 물질을 숭배한다면,
그것이 인생의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절대로 충족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다.
이런 숭배가 위험한 것은 그 자체가
사악하거나 죄악이기 때문이 아니라
무의식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숭배에 자신도 모르게
날마다 빠져들면 점점 세상을 좁게 보고
편협된 가치관을 갖게 된다.
그것을 깨닫기도 전에 인생은
얼마 남지 않았다면 또 얼마나 허무할 것인가."
데이비드 포스트 월리스는
현대인들의 삶을 정확히 꿰뚫어 본 소설가다.
이 주제를 머리에 넣고
남한강을 지나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지금까지 뭘 숭배하며 살았지?
앞으로는 뭘 숭배하며 사는 거지?
숭배하는 게 없이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지는 않을 것이고 말이야."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조심하지 않으면 우리 인생을 갉아먹는
것을 숭배한다고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타인이 숭배하는 것을
내가 무의식적으로 숭배하는 현대인은
그래서 외롭다.
타인이 숭배하는 것을 나도 똑같이 숭배하니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고 패배의식에 젖는다.
나만의 길을 숭배할 용기가 없으니
늘 피곤한 인생일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숭배할 자유가
있음에도 그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도대체 내가 숭배할 대상도 곰곰히
생각해볼 여유도 갖지 않고
달려온 인생이다.
마치 육상경기에서 시작 총소리 듣고
허둥지둥 급하게 달려왔는데
내 트랙을 벗어나 엉뚱한 남의 트랙을
뛰다 뒤늦게 실격 처리된 육상선수처럼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자유는 자신의 인생에서
숭배의 대상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팔당댐을 들어섰는데
연휴 첫날이라 팔당대교에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traffic
jam상태라
늘어서 있었다.
남한강을 즐기는 방법은 많다.
빛가번쩍한
고급차로 비싼 고급휘발유
거리에 뿌려가며 에어컨 빵빵하게 켜고
교통체증으로 앞차 꽁무니 따라가며
윈도 너머로 힐끔힐끔 남한강을
바라보는 것도 방법이다.
힘들게 페달링을 하며
자연바람, 참새와 귀뚜라미 울음소리,
자연과 호흡하며 느끼는 이 상쾌함을
교통체증에 발이 묶인 저 차속의
사람들은 느낄 수 있을까?
오늘의 사유와 질문거리의
해답은 그것으로 정리된 느낌이었다.
편한 길보다 가치 있는 일,
빛가번쩍한 타인의 욕망보다
소소한 자신의 소망을
숭배하는 자유가 나에게는 있는가?
Plato Won
keyword
라이딩
선택
취미
14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Plato Won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지앤비패럴랙스교육
직업
CEO
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팔로워
898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걱정을 없애는 기막힌 방법 하나
내 안의 모든 것들이 내 밖의 모든 것들과 우애 있도록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