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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봤다고 죽여?"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

by Plato Won
Plato Won 作


"진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ᆢᆢᆢ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좇는

궁극적인 진리 아니겠는가"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의 한 구절이다.


유럽의 중세 시대 수도원에서 벌어진

의문의 연속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


늙은 수도사 호르헤는 자신의 살인행위가

진정한 진리와 하느님의 왕국을

위한 일이라고 굳게 믿는 광신도다.


그가 지키고자 한 것은 베네딕토 수도원

지하에 보관된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2편

희곡을 수도사들이 읽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중세 신이 약속한 천국이

최상의 가치로 간주되던 시기,


수도원 지하 깊숙한 곳에 보관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편 희곡을 몰래 읽고

'웃음의 가치'를 다른 수도사들이

아는 것이 두려웠던 호르헤,


책에 독약을 묻혀 침을 발라가며

책을 한 장 한 장 몰래 훔쳐보는 수도사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연쇄살인을 다룬 소설


수도사가 누구인가?


원수마저도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겠다고 맹세한 사람인데

같은 수도사를 살인한 동기는 무엇일까.


지나친 믿음은 괴물이 될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절대적 믿음에 대한

대가는 그 무엇보다 처절했고 가혹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부터

나치의 만행, 세계 2차 대전,

오늘날의 이념 논쟁까지


"그래 유용한 진리라고 하는 것은

언제가는 버려야 하는 연장과도 같은 것이다."


소설의 말미에 나오는 대사다.


어설픈 지식과 경험을 지나치게 신봉해서

신념과 이념이라는 콘크리트 치면

무서운 괴물이 될 수 있다.


"괴물과 싸우는 이는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니체의 일갈이다.


자유민주시민의 주권자들은

진보든 보수든 극단적 이념에 매몰되어

괴물이 되어가는 권력자를 솎아낼

혜안이 필요하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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