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같은 듯 다른 모습 추상화 해석

by Plato Won


<추상화 해석>


스케치는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 중 손 부분을

조명해서 두 철학자의 사상을 비교한 그림이다.


손이라는 같은 모습에서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은 땅을 가리키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두 철학자의 사상이 같은 듯하면서 다른 지향점을

나타낸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늘을 향한 손을 휘감은 띠에는 플라톤의 저서

티마이오스, 천문학 책이 새겨져 있고

아리스토텔레스 손에는 에띠까, 니코마코스의

윤리학 책이 새겨져 있다.


스케치 배경은 회오리가 휘감아도는 듯한 형상이다

이는 당시 두 철학자가 살았던 아테네의 정치환경이

혼란스러웠음을 상징함과 동시에 두 철학자의

사상이 다시 자연과 세상은 무엇으로 구성되었는지

를 탐구했던 철학 사조에서 벗어나 인간의 삶을 탐구 대상 했던 철학적 탐구 대상의 변화를

역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두 철학자의 손의 위치는 또한 신분을 상징한다.

플라톤은 아테네 왕족 출신의 가문임을 손이

하늘을 향해있도록 표현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리스 북쪽 변방의 평민 집안 출신임을 손이

바닥을 향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손의 위치는 또한 이상주의 철학과 경험주의

철학을 대비적으로 상징한다.


추상화의 기하학적 도형은 플라톤이 기하학을

철학의 예비 학문으로 중시했음을 상징하고

밑에 손바닥 아래에 물고기는 아리스토텔레스

의 저술이 생물을 관찰하면서 집필한 <동물지>

에서 비롯되었음을 상징한다.


채색의 황토색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앎에 의지가 더해져 습관으로 들여야 실천이

가능하다"라는 사상을 상징하고 있으며

하늘색은 플라톤의 사상이 이상주의, 관념론에

기반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예술에 대한 관점도 플라톤은 예술을 현실의

모방의 모방으로 간주하고 시인 추방론을 주장

하였듯, 하늘을 향한 손은 수학적 기하학을 배경

으로 하고 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손의

위치에 배경은 조각상이 그려져 있어, 예술을

장려하였음을 상징한다.


추상화가 새가 날갯짓을 하듯 하늘을 높이날아오르

는듯한 형상은 두 철학자의 사상이 2500년 동안

인류 지성사에서 높이 솟아올라 빛나고 있음을

상징한다


<1-5. 같은 듯 다른 모습의 철학>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각주에 불과하다.”

“모든 학문 체계는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비롯되었다.”


스승과 제자의 사이로 만나 그리스 철학의 전성기를 이끈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서양 철학사에서 두 사람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평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철학자는 여러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일단 출신부터 달랐습니다. 플라톤이 자부심 강한 명문 귀족 출신의 아테네 시민인 데 비해, 북쪽 변방 소도시 출신의 유학생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에 참여할 수 없는 거류민 신분이었지요.


학문 세계에서도 두 사람은 대조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플라톤의 핵심 철학 사상은 이데아론입니다. 단순히 감각적 지각이 아닌 지성의 힘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 불변의 진리의 세계인 이데아를 바라볼 것을 강조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 까닭에 플라톤의 철학은 이상주의 철학, 관념 철학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의 철학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경험과 관찰에 근거한 현실주의 철학, 실천 철학을 지향했습니다.


학문과 실천에 대한 관점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소크라테스의 견해를 계승한 플라톤은 ‘앎이 곧 실천’이라고 말합니다. 정의를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의의 본모습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므로, 정의를 제대로 학습하는 것이 곧 정의를 실천하는 길이라 주장하지요.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앎에 의지가 더해져 이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실천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저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한 마리 제비가 날아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매일 실천하여 습관화하여야 덕을 몸에 익힐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예술의 유용성에 대해서도 엇갈린 견해를 내놓습니다. 플라톤에 따르면 진리의 세계인 이데아를 모방한 것이 ‘현실’이고, 이 현실을 다시 모방한 것이 ‘예술’입니다. 따라서 진리로부터 두 단계나 떨어져 있어서 인간을 타락시키는 예술을 되도록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지요. 그는 신을 부도덕하고 욕망에 사로잡힌 존재로, 영웅을 살인자로 묘사한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청소년들에게 교육상 해롭다며 ‘시인 추방론’을 주장합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가가 현실을 무조건 모방하지 않고 창조적으로 모방한다면서 예술의 가치를 옹호합니다. 대상이 가진 본질, 즉 에이도스를 예술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모방한 산물이 예술이라는 말이지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리스 비극이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하고 교훈을 주는 과정에서 인간의 영혼을 한층 고양시킨다고 주장하면서 예술을 장려하였습니다.


두 철학자의 사상적 차이는 라파엘로의 그림 <아테네 학당>에서도 극명하게 대비되어 나타납니다. 이상주의자 플라톤은 우주에 관한 저서인 『티마이오스』를 든 채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주의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 저서인 『에티카』를 든 채 왼손으로 땅을 가리킵니다.


플라톤이 플라톤으로 태어나 소크라테스가 되었고 새로운 소크라테스로 죽었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으로부터 태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되었고, 아리스토텔레스로 죽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로부터 전수받은 철학 사상을 계승, 발전시켜, 스승을 대화자로 내세운 40여 편의 저서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플라톤의 저서는 대화체인 데다 적절한 비유를 섞어서 읽기 쉽게 기술되어 있지요.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카데메이아 재학 시절부터 스승의 사상을 ‘무의미한 매미소리’에 비유하는 등,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자신만의 철학 사상을 추구하였습니다.


그는 강의록 형식으로 200여 편의 기록을 남겼으나, 후대에 제자들이 책으로 집필하여 우리에게 전해지는 저서는 40여 편에 불과합니다. 대학 강의용으로 집필된 것이기에 딱딱하고 이해하기 어렵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불변의 세계에서 진리를 찾고자 했기에, 기하학을 이상적인 학문이라 여겼던 플라톤.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 세계에도 진리가 있다고 믿었기에, 자연 과학으로부터 학문의 체계를 세워 나간 아리스토텔레스.


두 사람은 비록 철학적 접근 방법은 달랐지만, 관심 대상과 목적에서는 서로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보편적 이성을 지닌 존재이고, 이성을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 삶의 목적은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다고 여긴 것이 둘의 공통점이지요.


하나의 학문과 사상은 기존의 것을 재검토하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차츰 발전해 나갑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스승 플라톤의 철학 사상에 대한 비판을 토대로 자신만의 철학 체계를 정립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적 태도는 오히려 스승의 철학 사상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었다고 평가됩니다. 그의 사상은 플라톤의 사상에 반기를 들기보다는 그것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발전시킨 쪽에 더 가깝기 때문이지요.


다른 듯하지만 닮아 있는 두 철학의 흐름은 인류 지성사에 큰 울림을 주었고, 2,4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철학적 사유의 밑거름이 되어 우리 영혼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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