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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사랑 현상학, 사랑에 대한 몇 가지 해석

by Plato Won
경주 생각열기 학부모 세미나
경주 황성캠퍼스 세미나 준비해주신 선생님들과 한 컷
플라톤 국가론
포항제철 전경,경주 세미나 후 포항으로 넘어가면서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 중 하나가 '사랑'이다.


사랑에 대한 몇 가지 해석을

철학적으로 살펴보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목적을

'분리불안의 극복'으로 정의한다.


혼자 동떨어져 있었을 때 인간은

불안을 느끼고 대상을 찾게 된다.

세상에 홀로 던져진 실존적 불안감의

극복이 사랑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아기들이 부모에게 집착하는 것,

청춘남녀가 짝을 찾는 것도 그렇다.


플라톤은 사랑의 목적을

'영혼의 성장과 고양'이라고 했다.

마치 예수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군자를 통해 道의 세계에 이르듯,

탁월한 정신을 소유한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아름다운 진리의 세계로 인도된다는

것이 플라톤의 해석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파네스는

사랑의 목적을 '완전성의 열망'에서 찾았다.

에로스란 자신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 행위라는 것이다.


독일 관념론 철학자 헤겔은 그의 저서

정신 현상학에서 사랑의 목적을

'타자를 통한 자기 인식'이라고 정의한다.


헤걸에게서 타자는 나를 인식하는 거울이다.

타자가 나를 무시하면 나는 하잖게 느껴지고,

타자가 나를 인정하면 나는 고귀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헤겔의 해석이다.


그래서 헤겔 철학에서

사랑은 인정투쟁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나는

서로 간극이 생겨나게 마련이고,

따라서 서로 대립하고 있는 상태가 되므로.

둘은 하나로 통일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이 인정투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주관과 객관이 동일 해지는 것,

그것이 Identity, 정체성이다.


헤겔은

" 인간의 욕망이란

타인의 욕구를 욕구하는 것이다."

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욕구란 식욕, 성욕, 수면욕 같은

생명의 연장을 위한 욕구를 말한다.

반면 욕망은 인간적인 명예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욕구는 충족되지 않으면 죽는 것이나

욕망은 충족되지 않으면 결핍을 느낄 뿐

죽음에 이르지는 않는다.


헤겔은 인간의 욕망이란

타인이 원하는 바를 내가 이룸으로써

그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로 설명한다.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는 헤겔의 인정투쟁을 이어받아

욕망을 삼각형의 이론으로 확장해

설명한다.


"나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다."


르네 지라르의 사랑이란

주객의 이원적 관계가 아니고

주체와 대상 사이에는 제3의 타자가

존재한다는 삼각형 구조다.


값비싼 명품백을 욕망하는 것은

주체가 대상 자체를 원한다기보다는

타인이 그것을 욕망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것이다.

주체인 명품백을 가지고 싶은 사람과

대상인 명품백 사이에는 명품백을

가지고 싶은 또 다른 타인의 욕망이

개입되어,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지라르의 해석이다.


남녀 간의 관계도 육체관계가 아니라

인정 욕구 관계라는 것이다.


이것이 사랑을 철학적으로 해부한

헤겔의 사랑 현상학이다.


헤겔에게는 사랑이란 인정투쟁,

명예를 위한 투쟁이다.


이런 치열한 인정투쟁을 통해서

누구는 인정을 받는 주인이 되고

누구는 그 치열한 싸움에서 도태되어

노예의 신분이 된다.


그러나 그런 주인과 노예의 관계도

과도한 인정 욕구에 집착하게 되면

다시 곧 주인이 노예가 되고

노예가 주인이 되는 역설적 이반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 헤겔의

사랑에 대한 변증법적 사고다.


헤겔은 역사 철학에서

역사는 자유의지의 실현을 위해

正ㆍ反ㆍ合의 변증법적 구조로 진보한다고

주장했듯이,

사랑도 상대에게 인정받기 위해

치열한 인정투쟁을 거치며

주종관계를 반복하며 진화해 나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헤겔의 사랑 현상학을 준용한다면,

사랑이란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포용할 때 깊어지는 것이지

명품백으로는 어림도 없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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