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lato Won Nov 05. 2022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유영국 作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은

화폭에 산을 그리며 그 산이  눈앞에 있는 산을

그린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품은 산을 그렸다


단순한 선과 강렬한 원색으로 채워진 회화

<산>, 서울 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회에서

만난 30인의 작품 중 유영국의 작품은

가장 강렬히 내게 다가온 그림이었다.


빨간색의  산과 단순한 삼각 형태, 직선과 예각의

조형적 요소들이 화폭 안에 담겨 절묘한 조형미를

구현하고 있었다.


그는 추상미술의 소재로 왜 자연인 산을

선택했을까.


"산에는 봉우리의 삼각형, 능선의 곡선, 원근의 면,

다채로운 삭 등 모든 게 다 있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유영국이 가장 존경했던 작가는 몬드리안이었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 수직과 수평의 절제된 균형

이 돋보이는 몬드리안의 작품의 잔상이 그의 작품

세계에도 깃들어 있다.


결국 우주의 삼라만상이 자연의 모습에 담겨

있고, 자연의 모습을 대표하는 산은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색들을 품고 그 색들은 우리네

인간의 욕망의 현란함을 담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에서 우주의 근원과 리듬을 포착하고자 했던 작가의 생각이 그의 작품 <산>에 담겨 있다.


"20세기 새로운 미적 발명품인 추상회화는

외부에 사물을 그려야 한다는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세상의 일체의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추상미술을

좋아했으나 그 추상미술이 너무 어렵다고

고백했던 작가는 작품 <산>을 통해 세상에

떠도는 복잡한 말을 차단하고 많은 말을

하지 않으려 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의

작품 <산>은 말이 없어 더 좋았다.


<산>은 눈 앞에 펼쳐진 산을 그린 것이 아니라

내면에 품은 산을 그린 것이다.


빨간 산이 그렇고 절제된 표현이 그렇고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을 안긴다.


눈에서 보이는 복잡함은

마음을 비우면 단순해진다.


현란한 세상,번잡함을 다 버리고 핵심

몇 가지만 남기면 담백해 진다.

유영국의 작품 <산>처럼


Plato Won


서울 미술관에 전시된 유영국 작품
몬드리안 作






















작가의 이전글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동그라미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