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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Nov 25. 2022

생명을 북돋우는 방법과 삶의 지혜,마음을 굶겨라

3-3. 장자의 양생주와 인간세 

          

Plato Won 作,자기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면 심재(心齋,),마음을 비워 마음을 굶겨야 한다


장자는 양생주와 인간세 편에서

신체와 생명을 온전히 보존하는 명을 북돋우는 방법과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 지혜로

심재(心齋,마믐을 비워 마음을 굶기다)를

제시한다.

     

내편의 세 번째 주제 「양생주」는 북돋울 양(養), 날 생(生), 주인 주(主), 즉 ‘생명을 북돋우는 요체’를 뜻하고, 네 번째 주제 「인간세(人間世)」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전란으로 점철되었던 춘추 전국 시대,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온전한 삶이었다. 「소요유」와 「제물론」에서 초월적 인식을 중시했던 장자도 「양생주」에서는 신체와 생명을 보전하는 방법을, 「인간세」에서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한 행동 지침을 다루고 있다.


“삶에는 끝이 있지만, 앎에는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것으로써 끝이 없는 것을 추구하는 일은 위험하다. 그럼에도 계속 알려고 든다면 더더욱 위험해질 따름이다.”


이때 ‘앎’은 시비를 가리는 분별지(分別智)를 일컫는다. 맹목적인 지식의 추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방해하기에 오히려 독이 된다. 장자는 신체와 생명을 온전히 보전하려면, 인위를 넘어서 자연의 순리에 따라 몸을 맡기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그때 비로소 생명력이 활성화하고 극대화되고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완전히 자유로운 삶을 향유할 수 있다.


장자의 양생주는 무언가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삶, 품격이 최고조에 이르는 삶을 의미한다. 그 예가 포정해우(庖丁解牛), 포정이 소를 잡는 비결이 담긴 우화이다. 천민 계급인 백정이 가장 고귀한 신분인 임금 앞에서 신기에 가까운 칼솜씨로 소를 잡아 살을 발라내는 기술을 선보이며 ‘생명을 북돋우는 도’를 가르친다는 설정은 상식을 송두리째 뒤집는다.


욕심을 버리고 도의 경지에 다다랐다면 백정이라도 생동감 넘치는 주체적인 삶을 영위하는 반면, 의식의 변화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임금이라도 무미건조하고 수동적인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끌려 다니지 않고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려면 자신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야만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장자의 견해는 「인간세」에 나오는 공자와 제자 안회의 대화에 잘 드러나 있다. 위(衛)나라 백성들을 돕고자 폭군을 설득하러 가겠다는 안회의 말에, 공자는 인의와 예악을 갖춘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심재(心齋)’를 언급한다.

심재란 마음을 가지런히 하여 마음을 비우는 것,즉

마음을 굶긴다는 것으로 장자의 사상 중  '오상아(吾喪我,나를 장사치른다)'와  좌망(座忘,앉아서 잊는다)사상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사상이다.


“뜻을 하나로 통일하여 귀로만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마음으로만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 귀는 듣는 것에서, 마음은 바깥 사물과 부합하는 데서 그치지만, 기는 텅 비움으로써 바깥 사물을 있는 그대로 맞아들인다. 도는 오로지 텅 빈 곳에 모이기 마련이다. 이처럼 마음을 텅 비운 경지가 심재이니라.”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자신부터 완전히 비워야 한다. 편견과 인간적 잣대를 모두 내려놓고 마음을 비울 때, 비로소 상대의 말이 있는 그대로 들린다. 귀는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은 대상을 인지할 뿐이지만, 기는 텅 비어 있는 모든 것을 수용한다. ‘심재’는 도가 들어올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수양 방법이다.


사물과 현상을 분별하려는 욕심과 이기심, 이분법적 사고로 마음이 꽉 차 있는 한, 손님이 들어올 자리는 없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과 인식을 초월하여 마음을 비우면, 세상의 다양한 생각들이 들어와 노닐 수 있고 도와 하나가 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장자는 세상의 자질구레한 유용성에 정신 팔지 말고 마음을 굶기는 자세를 실천하면서 내면적 준비를 갖출 것을 강조한다. 촐랑대고 귀를 솔깃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내공을 기르면서 때를 기다리면, 그 속으로 기가 쌓이고 기는 도를 불러들여 이윽고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난세를 헤쳐가는 장자의 지혜이다.


장자는 양생주와 인간세 편에서

생명을 북돋우는 요체와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지혜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마음을 굶길 것을 권하고 있다.


세상 눈앞의 자질구레한 유용성에 현혹되어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먼저 심재,마음을 비워

마음을 굶기는 자세로  무르익을 때까지

내면을 길르라고 가르친다.


아무리 급해도 이슬이 맺힐려면 아침나절

까지는 기다려야 하지 않겠는가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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