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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Nov 26. 2022

3-4,덕충부,덕이 가득하면 저절로 밖으로 드러난다

Plato Won 作 ,날이 밝아 아침이 도면  태양이 떠오르듯,덕이 충만하면 저절로 드러나니,노니는 마음 유심이 곧 지극한 덕이디.

3-4. 마음을 노닐게 하는 마음,유심이야말로 지극한 덕


내편의 다섯 번째 주제 「덕충부(德充符)」는 클 덕(德), 가득할 충(充), 표시 부(符), 즉 덕이 가득해서 저절로 밖으로 드러나는 표시를 뜻한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도를 ‘만물의 어머니’, 즉 섬세한 여성적인 면으로 표현했다면, 장자는 덕을 갖춘 사람을 장애인, 추남과 추녀 등에 비유한다. 그가 예로 든 인물들은 비록 육체적 결함이 있거나 외모가 추해도 내면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의연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간다.


이에 비해 번듯한 외모와 사회적 지위를 지니고 있지만 덕이 부족한 인물들도 등장한다.

장자는 대상의 겉모습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그 참모습을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형체에 집착하는 마음인 것이다.


덕이란 도를 닦은 사람이 갖추게 되는 내면의 힘을 말하는 동시에, 그 힘이 남에게 가져다주는 이로움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제물론」에서는 만물을 가지런히 하는 것이 덕을 닦는 요령이라 했으니, 형체를 초월하여 사물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보고 응접하는 사람이야말로 도를 깨우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장자는 왕태와 공자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성인의 조건을 이야기한다. 노나라의 왕태는 발뒤꿈치가 잘리는 형벌을 받은 ‘올자’이다. 그는 3,000명의 제자들을 말로 감화시킨 공자와 달리, 별다른 말 없이도 수천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공자의 조국 노나라에까지 명성을 떨친다. 이에 공자는 생사에 초연하고, 사물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꿰뚫어 보는 의연함을 갖추었으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줄 안다는 점에서 왕태를 성인이라 칭송한다.


대상을 커다란 하나의 관점에서 보면 만물의 경계가 사라지므로 왕태는 두려울 것도, 거칠 것도 없는 자유인이다.


덕이 높아지면 형체는 잊힌다. 마음에 도가 깃든 사람은 안으로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으로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 밖으로는 옳고 그름의 논란으로 세상과 더불어 휩쓸리지 않는다. 장자는 이러한 마음 상태를 가리켜 마음을 노닐게 하는 마음, 즉 ‘유심(遙心)’이라 부른다. 노닌다는 것은 사물에 얽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즐기며 행한다는 뜻이다.


남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자기실현’을 위해 조용히 정진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은 맑은 거울과도 같은 명경지수(明鏡之水)의 마음 덕분이다. 거울은 사물의 모습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그러니 자신의 참모습을 비추어 보려면 마음을 거울처럼 맑게 만들어야만 한다.


보통의 덕은 남의 눈에 띄어 칭찬을 받는 반면, 지극한 덕은 오히려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덕이 충만하면 저절로 드러나는 법이니, 섣불리 나대지 말고 말없이 행하는 ‘불언지교(不言之敎)’의 자세를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세상은 이론을 말하지 않으면 가지런해지고, 가지런히 하려고 말하는 순간 가지런해지지 않게 된다. 그래서 나는 말이 없다. 그러나 아주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니, 말을 하되 말이 없는 것이다. 이런 경지에 서면 한평생 말해도 말함이 없게 된다.”


서두르지 말고 노니는 마음인 유심(遊心)이야말로 지극한 덕이라는 것이 장자의 가르침이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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