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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Nov 27. 2022

3-5,대종사,큰 스승은 좌망하는 진인이다

Plato Won 作,제아무리 높이 솟아 올라도 히늘에 닿을 수 없고,제 아무리 높은 하늘이라해도 땅에 닿을 수 없으니 좌망하고 하나로 살아야 한다.


3-5. 으뜸가는 스승이란

          생사를 잊고 도와 하나 되는 좌망하는 진인이다.



장자의 다섯 번째 덕충부,여섯 번째 대종사 편은

노자의 도덕경 핵심 주제인 德과 道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장자의 대종사(大宗師) '클 대,마루 종,스승 사'로

위대하고 으뜸 되는 스승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

하는 문제를 논하고 있다.


일상의 굳은 마음인 성심을 스승으로 삼을 수 없으니 그런 마음을 깨끗이 비우는 심재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 장자. 큰 스승이라는 뜻을 지닌 내편의 여섯 번째 주제 「대종사(大宗師)」에 이르러, 그는 진정한 앎을 얻기 위해 의지해야 할 스승으로 ‘진인(眞人)’을 새롭게 등장시킨다. 진인은 ‘스스로 그러함’을 본받는 도를 터득한 사람이므로, 결국 우리가 본받아야 할 가장 위대하고 으뜸가는 스승은 ‘도’라 할 수 있다.


장자에게 ‘최고의 도’는 앉아서 모든 것을 잊어버릴 줄 아는 ‘좌망(座忘)’이다. 좌망은 나를 장사 지낸다는 「제물론」의 ‘오상아’, 마음을 굶겨 비운다는 「인간세」의 ‘심재’와 더불어 장자 철학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공자를 등장시켜 유교의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역설적으로 비판하면서 도의 경지를 좌망(座忘)으로 설명한다.


요즘 공부가 늘어 인의를 잊었다는 제자 안회의 말에 공자는 아직 멀었다고 답한다. 얼마 뒤 다시 방문한 안회가 ‘예악을 잊었다’고 하자, 그래도 아직 멀었다고 답한다. 또다시 방문한 안회는 '좌망하게 되었다'고 했고, 공자는 깜짝 놀라 그 경지가 대체 뭐냐고 물었다.


“자신의 신체나 손발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눈과 귀의 움직임을 멈추고, 육체를 떠나 지식을 버린다면, 도와 한 몸을 이루어 두루 통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좌망입니다.”


장자는 도에 이르려면 인의와 예악처럼 인위적이고 관념적인 인식 체계부터 잊어야 한다고 보았는데, 외부적 요인을 잊는 ‘망외(忘外), 망물(忘物)’이 그 첫 단계이다. 내부적 요인과 나 자신마저 잊는 ‘망내(忘內), 망기(忘己)’가 그 다음 단계로, 여기까지 나아가는 것이 좌망이다.  장자는 이런 의식 변화를 체험한 사람이라면 공자조차 그를 스승으로 삼을 법하다고 보았다.


‘대사일번(大死一番), 크게 한 번 죽어라! 그러면 새로워질 것이다.’


결국 좌망이란 합리적 사고 자체를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장자가 좌망을 제안한 이유는 인간의 불완전한 상식과 편파적인 사고로는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인식 체계를 과감하게 벗어 던져야만 이를 넘어설 수 있다. 공자는 삶을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논하겠느냐고 했지만, 좌망은 삶과 죽음조차 초월함으로써 도에 이르게 해 주는 수단이다.


“총명함으로 상대를 이기려는 욕심이 그대를 괴롭힐 것이니, 그 총명함을 좌망하고 이것과 저것이 하나 되는 진인으로 살면 그대의 유연함과 부드러움이 세상에 우뚝 설 것이다.”


도와 하나가 되면 좋아하고 싫어하는 차별이 없어지고, 변화에 따라 막힘이 없어진다. 이것과 저것 중 하나를 강요하는 이분법적 사고, 사물을 분별하려는 앎에서 비롯되는 차별과 갈등을 넘어서 모든 것이 하나 되는 경지, 막히고 걸리는 것 없는 경지에 이른 사람이 장자가 말하는 진인, 즉 참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좌망하는 진인은

그 모습이 우뚝하나 무너지는 일이 없고,

뭔가 모자라는 듯하나 받는 일이 없고,

한가로이 홀로 서 있으나 고집스럽지 않고,

넓게 비어 있으나 겉치레가 없다.

엷은 웃음 기쁜 듯하고,

하는 것이 부득이한 일뿐

빛나느니 그 얼굴빛

한가로이 덕에 머물고

넓으니 큰 듯하고

초연하였으니 매임이 없고

깊으니 입 다물기 좋아하는 것 같고,

멍하니 할 일을 잊은 듯하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것도 하나요.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하나다.하나인 것과도 하나요,

하나 아닌 것과도 하나다.하나인 것은 하늘의 무리요.

하나가 아닌 것은 사람의 무리이니,하늘의 것과

사람의 것이 서로 이기려 하지 않는 경지,

이것이 바로 진인의 경지다.


장자가 말하는 진인은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는 대립,

상극,이원론을 넘어서서 모든 것을 이것도 저것도

하나 됨의 경지,막히고 걸리는 것 없는 통전적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장자가 말하는 대종사, 큰 스승은 도를 터득하고

좌망하는 진인이고,장자가 말하는 덕총부

지극한 덕은 서두르지 않고 노니는 마음으로

살 수 있는 여유를 지닌 유심하는 사람이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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