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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고요함이 그윽할 때 밀려오는 경외감

by Plato Won
Plato Won 作


오늘 하루가 차곡차곡 쌓이면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인생이 된다.


그 하루의 시작인 동트기 직전의 새벽녘,

새벽녘의 고요함이 그윽할 때 옛 성현들이

거닐었던 지혜의 정원으로 들어가,

지혜의 음식을 나누며 옛 성현들을 알현하다 보면

특별한 감정들이 밀려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의 언어나 수학적 공식으로 딱 떨어지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새벽녘이 주는 그 특유의 고요함에, 동트기 직전의 여명의 빛들이 그윽하게

전해주는 특별한 감정,


세상에 대한 경외감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妙(묘할 묘)한 감정 즈음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 글발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인간은 산 정상에 올라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잃고 바다를 보고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경탄하지만,

정작 자신 내면의 본질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는다."


1336년 4월 26일

최초의 휴머니스트이자 인문학자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가

이탈리아 돌로미티 산 정상에 올라 던진

이 질문이 바로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Who am I?

How to live?

How to die?

Live creatively.

Die gracefully."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고 어떻게 저 세상으로 가는 게

창의적으로 살다 우아하게 가는 것인가?"


인간은 산 정상에 올라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경탄하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드려다

보고 성찰하지 않는다고 탄식한 시인 페트라르카의

외마디.


여명의 빛이 구름에 가려 얼굴을 빼꼼히 내미는

비 오는 새벽녘, 페트라르카의 그 탄식이

특별한 감정으로 다가온다.


르네상스 시대를 연 페트라르카 또한 처음부터

이처럼 성숙하고 진지한 질문을 던진 것은 아니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의 연설문을 숙독하면서

인문주의자로 발을 내디뎠고,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탐독하면서 그의 사유와 질문은 깊어졌다.


최후의 중세인이자

최초의 르네상스인이었던 페트라르카,


단테 이후 최고의 이탈리아 문학가로 평가받는

그의 탄식을 통해, 나의 내면과 나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해 볼 기회를 얻는다.


동시에 페트라르카가 르네상스의 시대를 열었다면

Plato Won은 사유하고 질문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문을 열 수 있지 않겠는가.


오늘 이른 아침,

경주로 향하는 SRT 기차 안에서

사유의 거리는 저 하늘만큼이나 몽환적이고

경외스러울 듯하다


캬아~~~

오늘 제 글에 JTV 전주방송 대표님께서

답글을 주셨는데,그 문장이 가히 명문장이라

소개합니다.


"새벽은 새벽에 일어나는 사람의 것입니다.

세상이 잠들어 있는 시간,지구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는 그 황홀한 고요는 새벽인만의 즐거움일

것입니다."


소시적 문학소년이셨고,매일경제에서 편집국장

하셨던 그 필력이 펄쩍펄쩍 꿈틀거리는 비단 잉어의

몸부림 같은 은유적 명문장입니다.


Plato Won



○ 어제 부산에서의 시간은 유익하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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