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추상은 모호함이 아니라 단순함이다.단순함의 반전이다
by
Plato Won
Aug 30. 2023
아래로
서울미술관 개관 10주년에 전시된 유영국 作 <산>
하수는 단순한 것을 복잡하게 꼬으고
고수는 복잡한 것을 단순화시킬 줄 아는 사람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화백은
'산'을 통해 우주 삼라만상 변화무쌍한 자연을
표현하며 인간의 현란한 욕망을 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30인 전의 전시회에서 만난
유영국 화백의 <산>은
강렬했다
.
빨간색의
산과 단순한 삼각형, 직선과 예각의
조형적 요소들이 화폭 안에 담겨 절묘한 조형미로
강렬히 다가왔다.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유영국 화백은 눈앞에 펼쳐진 산을 그린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품은 산을 그렸다고 한다.
추상미술의 거장은 왜 산을 화폭에 담았을까?
"산에는 봉우리의 삼각형, 능선의 곡선,
원근의 면, 다채로운 색 등 모든 게 다 있다."
유영국 화백이 가장 추종했던 화가는
몬드리안으로,
군더더기 없는 구성, 수직과 수평의 절제된 균형,
빨강의 강렬한 색채의 잔상은 그의 작품 속에도
찾아볼 수 있다.
우주의 삼라만상이 자연 속에 담겨 있고,
자연을 상징하는 산은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색들을
품고, 그 색들은 현란한 인간의 욕망을 담고 있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산'을 통해
우주의 근원과 리듬을 포착하고자 했던 작가의
사유가 그의 작품 <산>에 그대로 담겨 있다.
유영국 화백은 추상회화를 고집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20세기 새로운 미적 발명품인 추상회화는
외부에 사물을 그려야 한다는 제약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
한다."
세상 일체의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추상미술을
좋아했으나, 그 추상미술이 너무 어렵다고 고백했던
그는 작품 <산>을 통해 세상에 떠도는 복잡한 말과
군더더기 잡념을 차단하려 했다.
작품 <산>은 말을 차단하고, 군더더기를 차단하고
인간의 현란한 욕망을 강렬한 붉은색으로 산속에
숨겨 놓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사유와 질문거리를 관객에게
던지고 있다.
빨강 산이 그렇고, 삼각형으로 절제된 표현이
그렇고, 기하학적 구도가 그렇다.
눈앞에 보이는 복잡함은
마음을 비우면 단순해진다.
의사결정이 어렵고 복잡한 이유는
포기할 것과 지킬 것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현란하고 번잡함을
다
버리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핵심가치 하나만 남기면
본질은 드러나고
인생의 구도는 보다
담백해진다.
추상은 모호함이 아니라 단순함이다.
그 단순함에 삼라만상의 반전이 있다.
사유와 질문을 깊숙이 품으면.
유영국 화백의 <산>이 그렇고 삶이 그렇다
.
Plato Won
유영국 作 산
몬드리안 作
keyword
추상미술
산
추상화
14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Plato Won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지앤비패럴랙스교육
직업
CEO
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구독자
901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때론 삶 밖으로 나와야
익숙하지만 낯설고 새롭게 재창조하는 생각열기 정신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