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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함을 좌망하고 유연함으로 살아가는 진인(眞人)

by Plato Won
Plato Won 作,저 하늘은 그냥 가만히 있지 않고 호기심으로 끝없이 우주의 끝으로 끝모를 속도로 가속해서 지금도 내달리고 있다.인간의 아는 진리는 우주의 먼지 한 톨이다.

"총명함으로 상대를 이기려는 욕심이

그대를 괴롭힐 것이니, 그 총명함을 좌망하고

이것과 저것이 하나 되는 진인(眞人)으로 살면

그대의 유연함과 부드러움이 세상에 우뚝 설 것이다"


장자의 <장자> 내편 여섯 번째 주제는

대종사(大宗師)다.


"위대하고 으뜸가는 스승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

장자는 그 핵심사상으로 '좌망 하는 진인'을

제시하고 있다.


장자에게 '최고의 道'는 좌망(座忘)이다.


좌망이란 앉아서 모든 것을 잊어버릴 줄 아는

지혜로, 장자의 제물론 편에 나오는 나를 장사

지낸다는 '오상아(吾喪我)',


인간세 편에 나오는 마음을 굶겨 비운다는

'심재(心裁)'와 더불어 장자 철학의 핵심 사상이다.


장자는 진정한 앎을 얻기 위해 의지해야 할

스승으로 '진인(眞人)'을 등장시키고 있다.


진인(眞人)은 스스로 그러함을 본받는 道를

터득한 사람이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가장 위대하고

으뜸가는 스승, 대종사의 모습이다.


"대사일번(大死一番),

크게 한 번 죽어라. 그러면 새로워질 것이다."


진인은 기존의 가치체계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 편협된 생각과 구습을 크게 한 번

죽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시선으로 사유할

수 있고 이를 실천할 수 있게 된다.


장자가 좌망을 위대한 스승이 되기 위한

최고의 덕목으로 제시한 이유는

인간의 불완전한 지식과 편파적인 사고로는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기존의 인식체계를 과감히 벗어던져야만

새로움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 장자의 철학이다.

크게 한 번 죽으면 새로움에 다가설 수 있다는

'대사일번'은 곧 앉아서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는

'좌망'을 뜻한다.


장자는 '좌망(座忘)하는 진인(眞人)'

모습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 모습이 우뚝하나 무너지는 일이 없고,

뭔가 모자라는 듯하나 받는 일이 없고,

한가로이 홀로 서 있으나 고집스럽지 않고

넓게 비어 있으나 겉치레가 없다.


엷은 웃음 기쁜 듯하고,

하는 것이 부득이할 일뿐

빛나느니 그 얼굴빛

한가로이 덕에 머물고

넓으니 큰 듯하고

초연하였으니 얽매임이 없고

깊으니 입 다물기 좋아하는 것 같고,

멍하니 할 일을 잊은 듯하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것도 하나요.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하나다.

하나인 것과도 하나요, 하나가 아닌 것과도 하나다.


하나인 것은 하늘의 무리요. 하나가 아닌 것은

사람의 무리이니, 하늘의 것과 사람의 것이

서로 이기려 하지 않는 경지, 이것이 바로

진인의 경지다."


장자가 말하는 큰 스승은 결국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는 대립, 상극, 이원론을

넘어서서 모든 것을 이것도 저것도 하나 됨의 경지,

막히고 걸리는 것이 없는 통전적 경지에

이른 사람을 가리킨다.


장자의 '좌망 하는 진인'을 정리해 보면

스스로 그러함을 본받는 道를 터득하고

기존의 가치체계를 잊고 새로운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참지성인을

지칭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2300년 전 장자에게 묻는다.


"어떤 사람이 참스승입니까?"


장자가 답하길,


"많이 아는 사람이 스승이 아니라,

참되게 사는 사람이 스승이다.


참되게 산다는 것은


작은 일을 거스르지 않고,

성공을 자랑하지도 않고,

억지로 일을 꾀하지도 않는다.


편애하지 않고,

명성을 좇지 않으며

스스로를 즐길 줄 안다.


편안하게 행동하고

한가한 듯하나 명징하게 행하고

때에 알맞게 행동하고 자연을 따른다.


물고기가 물에 거주하듯,

진인은 자연의 길에 거주한다.


대지는 나에게 몸을 싣게 해 주고

삶을 주어 힘쓰게 하고,

늙게 하여 편안하게 하고,

죽음으로 쉬게 한다.

내 삶을 좋다 했으니 내 죽음도 좋다.


우리가 태어난 것도 때를 만남이요.

우리가 죽는 것도 순리일 뿐이지.

편안하게 때를 맞이하고 순리대로 따를 뿐이다."


장자 내편 '대종사'에 나오는 구절이다.


장자에서 말하는 큰 스승이란 진인이다.


진인은 노자가 도덕경에서 말한

스스로 그러함을 본받아 道를 터득한 사람으로,

장자는 이를 좌망, 앉아서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있는 사람으로 표현한다.


즉 장자가 말하는 '좌망 하는 진인'이란

생사를 잊고 道와 하나가 되는 사람이다.


공자는 "삶을 모르는데 죽음을 어떻게 논할 수

있는가"라고 말하지만, 장자는 삶과 죽음 또한 초월

하라고 말하고 그 방법으로 모든 것을 잊고

초연하게 행동할 것을 권한다.


죽음까지 초월했으니 연연해 할 일이 있을까.

결코 실천하기 쉽지 않은 방법으로 장자는

좌망 하는 진인을 최고의 스승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덧없는 욕심에 집착해서

아등바등거린다고 일이 더 잘 풀려나갔는가?

오히려 더 일이 꼬여 들어간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칙으로 숙지하고 있다.

"

삶과 죽음까지 초월했다면

무엇인들 초월하지 못하겠는가?


장자가 제안하는 '좌망 하는 진인',

즉 참지성인은 자연의 본성에 따라 스스로 그러함을

본받는 道를 터득하고 이를 몸소 실천하는 삶이다.


세속적 가치에 연연해서 몸과 마음을 해치지 말고,

인간의 타고난 본성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것을 잊고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라는

뜻이 아니다.


헛되고 헛된 황금을 좇아 아까운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올바른 인간이라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양심의 가치 기준에 따라 초연히 살아가는 삶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참지성인은 많은 지식을 담고 나대는

사람이 아니라 참되게 사는 사람인 것이다.


이것과 저것을 차별하지 말고,

편협된 사고에 갇히지도 말고,

유연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배움에 임하고

이를 실천하면 세상에 우뚝 서고 싶지 않아도

우뚝 설 것이라는 것이

장자의 내편 대종사의 핵심사상이다.


"총명함으로 상대를 이기려는 욕심이 그대를

괴롭힐 것이니 그 총명함을 좌망 하고,

이것과 저것이 하나 되는 진인으로 살면

그대의 유연함과 부드러움으로 세상에

우뚝 설 것이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권력이나 명예, 황금탑의

최정점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니라,

모래성을 막 쌓아 올려놓고 이를 흐뭇하게 바라다

보는 어린아이갸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인간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 가장 보람을 느끼는

그 일에 집중할 때 가장 행복하다.


우리가 매일 보는 저 푸른 하늘은 오늘도 가만히

있지 않고 끝 모를 우주를 향해서 끝 모를 속도에

가속을 붙여 지금도 내달리고 있다.

우주 팽창론이다.


100년 전 인간은 지름이 10만 광년인 '우리 은하'를

우주의 전부라고 알고 있었지만, 허블 망원경의 등장

으로 우리 은하계에 속한 별 즈음으로 생각했던 반짝

이는 별이 이 지구에서 90만 광년이나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은하계보다 큰 은하들이

최소 1000억 개나 더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어쩌면 우주는 하나가 아니고 우주 같은 또 다른

우주가 1000억 개 즈음은 더 있을 것으로 추측하는 .

천문학자도 다수다. 다우주론이다.


인간이 진리라고 받아들이는 그 진리는 진리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이해한 사실일 뿐이다.


이즈음 되면 지식인이라고 나불대거나,

권력자라고 으스대거나, 황금 가득한 바구니를

껴안고 좋다고 거만할 수 있겠는가?


총명함을 내려놓고 유연함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지성인이자 참행복이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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