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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야말로 참된 미덕이다.

by Plato Won
Plato Won 作,무심한듯 뻗어있는 저 매화나무 가지 하나에도 어떤 오묘한 수적 비례의 조화가 있을 것이다.

"조화야말로 참된 미덕이다."


피타고라스가 대장간을 지나치다 발견한

깨달음이다.


어느 날 그가 대장간을 지나가다 망치로

쇳덩이를 두드리는 그 소리가 아름답게 들렸다.


이에 대장간으로 들어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그 아름다운 소리의 원인은 망치의 재질이나

모양이 아니라 두드리는 망치의 무게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름다운 소리의 2/3, 그 2/3의 2/3,

마침내 한 옥타브의 여덟 음계에 들어있는

수적 비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수적비례에 의해 화성학이 열리는 순간이다.


"우주의 조화는 數에 있다."


우주 안에 존재하는 질서를 근거로 우주를

코스모스(Kosmos)로 부른 최초의 인물도

피타고라스다.


그에게 있어서 우주는 數에 의해 만들어진

완전하고 아름다운 조화(harmonia) 그 자체이며,

인간을 포함한 만물은 모두 질서와 조화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이 피타고라스의 생각이다.


따라서 인체의 조화가 깨지면 질병이 생기고,

심리적 조화가 깨지면 마음이 병든다.


구성원들 사이에 조화가 흐트러지면

공동체가 무너지고, 자연의 조화가 허물어지면

자연은 망가진다.


"조화는 수많은 것들이 혼합된 것 속의 통일이며,

다양한 뜻을 지닌 것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의미의

결합이다."


여기에서 피타고라스는 인간이면 마땅히

지켜야 할 규범들을 이끌어낸다.


피타고라스 학파들의 개인 생활에서는

금욕에 가까운 검소함과 신중함을 견지해야 했고,

공동체 생활에서는 상대에 대한 존중, 남녀평등,

약자에 대한 배려, 생명과 자연보호 등을

엄수해야 했다.


그래야만 '바르게 질서 잡힌 삶', '우주와 조화를

이루는 삶'이 된다고 생각했다.


피타고라스에게 數에 대한 탐구는 이처럼 질서와

조화의 학문이었고, 물리학적, 미학적 의미뿐만

아니라 의학적,윤리적, 형이상학적 의미까지 갖고

있었다.


피타고라스는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수학,

과학,예술 등 세분화된 학문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된 하나라고 보았고,

그것을 탐구하는 일을 지혜(sopia)에 대한 사랑(Philos), 즉 철학(philosopia)라 불렀다.


Philosopia도 피타고라스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말인데, 이때 철학이란 다름 아닌 질서와 조화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우주, 세상만물에 질서와 조화를 찾는 일이

곧 학문이자 철학인 것이다.

무엇을 도구로 하는가? 數를 도구로.


'數의 지각화'이 발상으로부터 數은 더 이상

계산의 도구가 아니라 생각의 도구로 격상된다.


피타고라스는 數에 의미를 부여하고

지각화해서 수학을 철학화하고 우주,삼라만상의

조화의 미덕 법칙을 이끌어낸다.


수학이 철학이고, 철학이 수학인 이유이고,

피타고라스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이유다.


어느 철학자는 인간은 태어나면서

두 가지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고 했다.


하나는 인간의 손 때가 묻은 문명이고,

또 하나는 인간의 손 때가 묻지 않은 자연이다.


그 문명은 사유하고 질문하는 數로 이루어져 있고,

그 자연의 조화 또한 數의 비례로 이루어져 있으니

數를 멀리하고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다.


20세기 지성 러셀이 말하길

"사상의 영역에서 그처럼 커다란 영향을 끼친

사람을 나는 알지 못한다."라고 극찬한 그

피타고라스를 우리는 삼각형의 원리를 발견한

단순한 수학자로만 알고 있다.


"수학은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그 어떤

도구보다도 더 강력한 지적도구다."

데카르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새벽아침이다.


조화야말로 참된 미덕이고,

그 미덕은 數의 비례 속에 숨어있다.


數는 생각을 여는 가장 강력한 지적 도구다.

지앤비패럴랙스교육이 영어만큼이나

수학을 중시하는 이유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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