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혁명'이 인류의 삶에 미친 영향

10,다윈의 <종의 기원> 현대적 의의

by Plato Won
Plato Won 作,감성을 자극하는 붉게 물든 저 단풍잎도 다 살아남기 위해 자연선택을 향한 몸부림이다.
지앤비패럴랙스 8층,사유와 질문의 공간 'PARALLAX LOUNGE'는 지금 붉게 물드는 중


"비둘기에 관한 내용만 남기고 뒤에 있는 어려운

내용들은 과감하게 덜어내면 이 책은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될 것입니다."


1859년 출판사 편집장이 다윈의 <종의 기원>의

초고를 읽고 난 후 다윈에게 한 말이다.


종의 기원은 첫 장부터 몇십 장을 넘겨도 넘겨도

여전히 비둘기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다.


"옆 동네 사는 아무개 사육사가 그러는데

이놈과 저놈을 교배시켰더니 이런 기막힌 놈이 나왔다."

는 비둘기와 개와 같은 동물들의 육종이야기를

시시콜콜하게 기록하고 있다.


지금의 독자들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비둘기

이야기로 종의 기원을 시작한 다윈의 의도는 무엇

이었을까?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사회에서는 육종을

통해 특이하게 생긴 비둘기나 개를 만들어 내는 일이

그야말로 대유행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육종으로 시작한 다윈의 종의 기원은

그 육종사를 '자연'으로 옮겨와, 그렇다면 인간도

단기간에 육종으로 품종을 개량하는데, 하물며 자연

은 그 장대한 시간 동안 종을 변화시키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자연선택을 설명해 나간다.


"인간이 체계적인 선택과 무의식적인 선택의 방법을

통해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실제로도

그랬다면, 하물며 자연이 그리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인간은 눈에 보이는 외부 형질에만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면, 자연은 생명의 전체 조직 내의 모든 내부

기관과 모든 미묘한 체질적 차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기막힌 스토리의 반전에 누가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단 말인가?


"종이 변한다."는 생각 자체는 다윈 이전에도 주장이

있어왔다. 종의 기원에서도 33명의 학자들을 열거하며

진화론의 주장이 있어왔음을 기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다윈의 종의 기원이 새롭게

밝혀낸 것은 무엇인가?


"지구 생명체는 왜 이토록 다양한가?

그리고 왜 이토록 정교한 것인가?"


누구나 품을 수 있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다윈의

<종의 기원>이 내놓은 대답은 매우 정교하고

혁신적이었다.


그 생명의 변화에 대한 주요 메커니즘은

'자연선택설'이고 그 자연선택의 작용 조건으로

네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모든 생명체는 실제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수의 자손을 낳는다.

둘째, 같은 종에 속하는 개체들이라도 저마다

다른 형질을 가진다.

셋째, 특정 형질을 가진 개체가 다른 개체들에 비해

환경에 더 적합하다.

넷째, 그 형질 중 적어도 일부는 자손에게 전달된다.


이 조건들이 만족되면, 그리고 오직 그럴 경우에만,

어떤 개체군 내의 형질들의 빈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게 될 것이고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종도

생겨나게 된다.


또한 다윈은 생명이 마치 나뭇가지 뻗어 나가듯

진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는데, 이것을 '생명의

나무'라 부른다.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된 '존재의 대사슬'

또는 '생명의 사다리' 개념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나는 동일한 속에 속한 모든 종들은 공통 조상으로

부터 내려온 것들임이 확실하다고 본다."


다윈의 생명의 나무 개념에서는 우월하거나 열등한

종 따위는 없다. 침팬지도, 인간도, 개미도, 고래도,

심지어 난초와 세균도 몇몇 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각자의 환경에서 나름대로 적응해 살고 있는 생명체

들일뿐, 누가 앞서고 뒤서고는 없다.


이 같은 다윈의 발상은 가히 혁명적이라 이를

'다윈의 혁명'이라고 부른다.


16세기 코페르니쿠스가 우주의 중심은 지구가

아님을 입증했다면, 두 세기가 지난 후 다윈은

그 지구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는 사실 자체도

부정한 것이다.


이제 인간은 다윈의 종의 기원을 거부할 수 없으므로,

오만한 인간은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은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더불어 인류의 인식 체계에

혁명을 몰고 온 책인 것이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자본주의에 의해 그 사상이

생명력을 다했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도 진화심리학

에 의해 그 명성이 예전만 못한 반면, 다윈의 종의

기원은 160년이 지난 지금도 진화 심리학, 행동 경제학 등 모든 학문분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다윈은 세계의 근원과 인간 존재의 기원에 대해

절대적 신으로부터 그 근원을 찾으며 위안을 삼았던

인류의 믿음을 송두리째 뽑아낸다.


우리가 이 세상에 이렇게 살고 있는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으며, 우연적으로 그렇게 되었다는

말을 잘 포장해서 자연선택설과 성선택설로 단정적

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생명체들이 왜 자연선택과 성선택설에 의해

목적도,방향도 없이 진화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침묵하고 있다. 그저 우리의 유전자가 그렇게 생겨

먹었다는 것이다.


다윈은 세계와 인간의 기원에 대한 인식을

자연과학적 탐구로 바꾸어 놓았다.

막연한 믿음에 근거한 세계관을 이성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으로 바꾸어놓았던 것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은 단순히 생명체의 진화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진전시킨 것을 넘어, 인류와 생명체

의 지속 가능한 공생과 발전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이정표를 남겼다.


다윈은 우주와 생명에 대해 인류의 역할과 책임을

깨닫고 각성하게 해서, 인류가 모든 생명체와의

공동의 생활 터전을 잘 보전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

해야 하는지를 넌저시 일러주고 있다.


이제 인류는 다윈을 통해 신이 없는 세상에서

자신들의 삶은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모든 생명체들 중 유일하게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진화를 우연히 선물 받았으므로,

그저 감사해하고 그 대가로 모든 생명체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그 이성을 작동시켜야 할

의무도 부여받았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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