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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로 세상에 전하는 말, 입 다문 바람에게 물어본다.

by Plato Won
Plato Won 作,찬란한 하늘에 왜 언간은 먹구름을 드리울까?
노볠상 공식 사이트에 소개된 Bob Dylan


누구는 바람을 사랑으로 노래하고,

누구는 바람을 시대정신을 담아

자유의 울부짖음으로 노래하고,


누구는 그래서 그냥 가수가 되고,

누구는 평화를 외치는 가수가 되어

노벨 문학상도 받고,


입 다문 바람이 전하는 말에는 무슨

은유가 담겨 있을까?


노랫말 가사 하나로 노벨 문학상을 선정한다는

비난이 일었지만 정작 밥 딜런은 아무 말이 없었다.


노랫말 가사에 은유적 표현을 담아

세상에 저항한 음유시인 가수 밥 딜런,


세상 사람들은 그를 침묵의 은둔자,

반전ㆍ인권 운동가, 시인, 화가, 예술가, 작곡가,

배우, 포크가수라는 다양한 모습으로 부른다.


그는 세상의 상처에 눈감지 않고 잠들지 않는

강물처럼 늘 흘러서 은유적 노랫말을 가사에

담아 세상에 들려준다.


"내가 답 딜런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답 딜런 같은

사람이 나에게 해답을 줄 수 있겠거니 생각했을

것이다."


그의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에서 그가

직접 자신을 평가한 말이다.


전형적인 문인이 아닌데도 노벨 문학상을 수상

했다는 비난이 있으나, 20세기 지성으로 불리우는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트 러셀, 정치가 윈스턴 처칠,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에게도 노벨문학상을

수여했다.


"나는 안티 대중문화와는 거리가 있었고,

대중을 선동하려는 야망도 없었다. 다만 주류

문화를 대단히 시시하고 큰 속임수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존 레논은 답 딜런의 노래를 듣고 비틀즈의

노래 가사가 얼마나 빈약하고 형편없는 수준인지

깨달았다고 말했지만, 밥 딜런은 비틀즈를 통해

음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인식했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입 다문 바람의 입을 빌려

싸움박질하는 세상에 대고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라는 노랫말을 들려준다.



< Blowin in the Wind>


사람이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 봐야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요..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를 날아야

백사장에 편히 잠들 수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포탄이 휩쓸고 지나가야

세상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올까요.


친구여,

대답은 불어오는 바람만이 알 수 있다네.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지.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러야 높은 산이 씻겨

바다로 흘러 들어갈까요.


사람이 자유를 얻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하는 걸까요.


사람들은 언제까지

고개를 돌리고 모른 척 할 수 있을까요.


친구여,

대답은 불어오는 바람만이 알 수 있다네.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지.


사람이 하늘을 얼마나 올려다봐야

진정 하늘을 볼 수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사람들의 비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얼마나 더 많은 죽음이 있어야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는 걸 알게 될까요.


친구여,

대답은 불어오는 바람만이 알 수 있다네.

바람만이 그 대답을 알고 있지.


//


답 딜런의 노랫말은

바람에 대한 최고의 사유이자,

바람에 대한 극단의 예우와 찬사다.


그래도 바람은 자유로이 온 세상 동네방네

거닐며 소요할 수 있지만,


몇 백 년을 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고목은 그 긴 세월을 어떻게 견뎌낼까?


바람맞는 재미로?

아니면 바람을 맞으며 사유하는 재미로?


입 다문 바람이 전하는 말이나,

말 없는 고목이 전하는 말이나,

뜬구름이 지나가며 전하는 말이나,


인생은 순리대로 서로 다투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것 아닐까?


인간들이 얼마나 시건방지면

고개를 돌리고 모른 척, 무고한 사람들을

전쟁터로 내보내 총알받이를 시킨단 말인가.


도대체 몇 백 년을 살겠다고,

권력자가 무슨 권리로 같은 인간들을 총알받이로

만든단 말인가?


그 대답은 불어오는 바람만이 알겠지만

바람은 욕심 많은 인간들이 같잖아서

입을 다물고 온 세상, 동네방네 소요하며

바람만 일으킬 뿐이네


입 다문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지만

입 다문 바람은 세상 모두가 다 아는 대답을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네.


등달아 고목도, 지나가는 뜬구름도

말없이 그저 지나가기만 하네.


"2500년 전에 호머와 사포가 있었다.

그들은 연주와 무대를 위한 시를 썼다.

밥 딜런도 그와 다르지 않다."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선정 위원이 밥 딜란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

인류 최초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쓴 호머에

비유된 밥 딜런은 단순히 포크가수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시민으로서 시대의

문제를 은유적 노래가삿말에 담아 세상에

은근히 저항할 수 있는 자기만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낸 참지성인이다.


밥 딜런의 명성을 있게 한 것은

그의 깊이 있는 독서력과 글쓰기였다.

이를 통해 사유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체득한 덕분이었다.


은유적 노랫말로 세상에 저항한 밥 딜런은

스스로를 저항의 상징으로 불리길 원치 않는다.


그러나 그의 지금도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봐야 인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요?"


은유로 세상에 전하는 말,

입 다문 바람에게 물어봐야 할 듯하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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