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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May 21. 2024

인간은 늘 자연과 읊조리는 성찰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뮤지엄 산에 전시된 우고 론디노네 조각 '노랑색괴 빨강색 수동승'

"수도승은 성찰하는 자의 상징이며

수도승은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 성찰하지만

동시에 외부의 자연을 보면서 자연과 관계를 형성

하는 존재다."


그러한 수도승을 노란색 빨간색으로

조각해서 전시한 '우고 론디노네',

그는 자연을 통해 정신적 사유를 추구하는

동시대의 스위스 출신 조각가다.


"나는 마치 일기를 쓰듯 살아있는 우주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계절, 시간, 풀잎 소리, 파도 소리,

일출,일몰, 하루의 끝, 그리고 고요함까지."


세계적 조각가 우고 론디노네는 회화,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등 폭넓은 매체를 통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면서 자연과 인간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해 온 예술 철학자다.


그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삶과 자연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 성찰, 시간, 인간 존재와 경험 등,

이 모든 것은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주요 사유의 주제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수도자의 형상을 석회암을 깎아

조각한 뒤, 이를 다시 청동쇳물을 부어 만들고

거기에 원색 칠해서 작품을 완성한다고 한다.


우고 론디노네가 조각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읊조리며 성찰하는 것으로 삶에 몰입한다면,

나는 사유와 질문을 품은 자연 사진으로

읊조리며 나의 주된 관심사에 몰입한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다.


"우고 론디노네는 왜 하필 수도승과 수녀를

조각의 주된 대상으로 삼았으며,

그들의 옷은 왜 화려한 원색으로 입혀서

평온한 녹색 자연속에 배치하였을까?"


뜬금 없는 이 질문에

나만의 사유를 대입해 보면 이렇다.


수도승'이란 단어는 유일한 혹은 고독한 어떤

것을 나타내기 단어로 이미 철학자 플라톤에 의해서

사용된 희랍어 모나코스(Monakos)에서 유래된

말이다.


신 플라톤 학파의 창시자로 고대의 마지막 위대한

로마 철학자였던 플로티노스에게 '모나코스'

존재의 사다리의 정점에 있는 일자(一者).

즉 하느님이 바로 수도승이다.


"

Habitus Non Facit Monachum

하비투스 논 파치트 모나쿰


수도복이 수도자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


라틴어 "하비투스 논 파치트 모나쿰"은

수도복을 입는다고 해서 모두 수도자나 성작자가

되는 것이 아니듯,  화려한 외관을 가꾼다고

그 외관이 그 사람의 내면의 품격까지 가꾸지는 못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인간은 자신이 입은 옷의 무게를 짊어지고,

외관에  맞는 삶을 살아갈 것을 끊임없이

요구받고 살아가는 존재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늘 자기 문제를

합리화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늘 깨어 의식하지

않으면 자기의 편협된 세계에 갇히기 쉽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입은 옷의

의미를 잘 성찰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 옷은 자신의 직업일 수도, 삶의 가치관일 수도

자신이 추구하는 미래의 자아상일 수도 있다.


그것은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우고 론디노네는  자신의 작품의 주제를 수도승으로 정하고 수도자의 옷색깔을 욕망을 뜻하는

붉은색으로, 머리는 동심을 뜻하는 노란색으로,

그 시야는 산을 바라보는 것으로 조각하지 않았을까 사유해 본다.


"

Timidus vocat se cautum,

parcum sordidus.

티미두스 보카트 세 카우툼,

파르쿰 소르디두


소심한 사람은 자신을 신중하다고 부르고,

욕심쟁이는 자신을 검소하다고 칭한다.

"


"인간은 늘 편협된 사고에 갇혀 자신을

합리화하기 마련이고, 화려한 외관으로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면서도  내면을 가꾸는 데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의미의

라틴어 격언이다.


자연이 늘 녹색인 이유는

마음의 평온을 찾기  위해서고,


꽃잎이 한철 잠깐 피었다 지는 이유는

욕심을 오래 가두어놓으면 화를 입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


가을 한철 단풍잎을 드리우는 이유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준비운동을 하기 때문일까?

 

자연은 늘 인간에게 나대지 말고

진지하게 성찰하면서 살아가라는 삶의 지혜를

녹색이라는 자연의 색으넌저시  일러주고 있는

듯하다.


녹색 자연을 자주 접하면 그런 생각이 든다.


인간은 자연과 호흡할 때 가장 순수해지고

평온해진다.


"자연을 벗삼아 성찰하지 않는 삶은

도둑맞은 인생이다."


Plato Won


수녀와 수도승 시리즈
Plato Won 作,사진에 담긴 꽃잎은 화려해도 몇 일을 지나 가서 보면 시들어있게 마련인다.타인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삶은 불안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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