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lato Won Jul 08. 2024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Plato Won 作,국가는 너와 내가 마주보고 살아가는 청산이어야 한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월요일 아침이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노라.

얄리 얄리 얄라셩 알라리 얄라."


민중의 삶의 애환을 담은 작가미상의

고려가요 <청산별곡>이다.


고등학교 때 감정을 실어 엄청 불렀던

대학가요제 1회 은상 곡  <가시리>는

고려가요 <가시리> 가사와 <청산별곡>의

후렴구를  가져와 이스라엘 곡을 멜로디로

붙인 곡이다.


 "가시리  가시리꼬 바리고 가시리꼬

날 널을 어찌 살라고 바리고 가시리꼬

얄리 얄리 얄라성 ~~~"


"살겠노라 살겠노라. 청산에 살겠노라.

우는구나 우는구나 자고 일어나 우는구나 새여

너보다 근심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우는구나."


민중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슬펐으면

새의 노랫소리가 우는 소리로 들렸을까.


새벽 추척추척 내리는 장맛비소리가

청산별곡을 닮아 있다. 화자가 새에 감정이입을 해서 삶의 애환을 읊조렸던 고려가요 <청산별곡> 고등학교 때 엄청 불렀던 <가시리> 노래와 함께 가슴속으로 훅 들어온다.


처량하게 들리는 <청산별곡>이지만

화자는 삶의 고독과 비애를 자기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우는 새를 머루랑 다래랑 먹는 청산으로 돌려보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시적 운율로

드러내고 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우는 새는 우리네 민중이다.

결국 새를 청산으로 돌려보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유기농식 머루랑 다래랑

실컷 먹고살 수 있는

청산에서 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청산별곡은 마무리된다.


오늘날의 민중의 삶도 청산별곡을 닮아 있다.


국가는 민중이 주인이다.

힘깨나 쓰는 권력자도 민중이고

힘이 없는 우리들도 민중이다.


국가는 너와 내가 동등히 마주보고 머루랑

다래랑 먹고 살아가는 청산이어야 한다.


Plato Won



작가의 이전글 자신의 일에 설레는 사람이 부자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