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지혜로운 정치 체제

by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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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최선의 정치 체제

(1) 정치 체제의 분류


군주정과 귀족정, 민주정이라는 정치 체제 분류의 기원은 약 2,500년 전,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플라톤은 『정치가』라는 저서에서

1인이 지배하면 ‘군주정’, 소수가 지배하면 ‘귀족정’,다수가 지배하면 ‘민주정’으로 정치 체제를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군주정은 참주정으로,

귀족정은 과두정으로, 민주정은 중우정으로 타락하기 쉽다고 경고했지요.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군주정’과 ‘귀족정’, 군주정과 귀족정이 섞여서 다수가 통치하는 ‘혼합정’으로 분류합니다.


그리고 이들 체제가 왜곡될 경우

각각 참주정, 과두정, 민주정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상적으로 꼽은

것은 혼합정입니다.


국가가 단일한 정치 체제만을 지향할 경우, 특정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타락하게 되고, 마침내 균형을 잃고 멸망한다고 여겼기 때문이지요.


그에 따르면, 민주정과 과두정은 계층 간의 갈등을 조장하여 사회를 극단으로 치닫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참주정이 최악이고, 그 다음으로는 과두정이 나쁘며

민주정은 그래도 견딜 만하다고 했습니다.


이는 민주정을 부정적으로만 보았던 플라톤과의 차이점이지요.


하지만 민중을 선동하는 자들에 의해 법이 통치의 근간이 되지 못할 경우,

민주정도 중우정으로 타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2) 현실 속의 이상, 공화정


민주정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 체제에 대한 루소의 시각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를 따르고 있습니다.


루소는 모든 국가, 모든 국민에

들어맞는 이상적인 정부 형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주권자로서 국민의 자유를

가장 잘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현실적으로 최선의 정부 형태는 공화정이라 보았습니다.


그는 정부 형태와는 상관없이

법으로 다스려지는 국가라면 모두 공화국이라고 강조합니다.


모든 국민의 일반의지를 담아 법을 만들었다는 그 자체가 국민이 주권자임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공화정의 정의 역시 루소의 견해와 비슷합니다.


주권을 가진 국민이 대표자를 선출하고,

그 대표자가 법과 제도를 통해 국가를 운영하는 형태를 말하지요.


국민 누구나 대표자가 될 수 있으며,

일정한 임기로 교체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국민 전체가 주권을

갖고 있는 ‘민주 공화국’,

귀족이 주권을 갖고 있는 ‘귀족 공화국’,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이 주권을 갖고 있는 ‘과두제 공화국’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근대 이후에는 ‘민주 공화국’

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3) 투표와 선거


루소는 직접 민주주의에 대해 ‘이상적이지만 실현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법률에 대한 승인과 거부, 즉 정부

정책을 모든 국민의 직접 투표로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 등의 여러 제약 때문에 간접 민주주의,

즉 대의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선거로 대표자를 선출하여 정부나 의회를 구성함으로써 정책 문제를 처리하도록 하는 방식이지요.


비록 ‘주권은 양도될 수 없다’는 점에서 루소가 부정적으로 보기는 했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대의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별 이색적인 선거 방식을 함께 살펴볼까요?


영국의 지배하에 있다가 독립하여 1964년 공화국을 선언한 케냐.

케냐에서는 2005년, 법안 투표용지에 바나나와 오렌지를 인쇄하여

찬성은 바나나에, 반대는 오렌지에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그 이유는 국민 중에 글자를 모르는 문맹자가 많기 때문이라네요.


중앙아메리카 남부의 코스타리카

에서는 선거일이 되면 만 3세부터 12세 사이의 어린이들도 수도에 있는 어린이

박물관에서 성인과 마찬가지로 투표를 합니다.


어린이 투표 결과도 방송으로 공개되는데,물론 실제 선거 결과에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일찍부터 선거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고,

정치인들에게는 미래 유권자의 요구를 이해하게 하는 계기가 되지요.


투표 불참자에게는 불이익을 주는

의무 투표제도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벌금을 부과하는데, 투표 불참자가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재판을 받고, 재판에서 지면 전과 기록이 남게 된다고 합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는 은행 대출이나 해외여행을 금지하고, 이탈리아에서는 자녀의 보육원 입학을 허가해 주지 않지요.

(4) 추상화 이해하기


그렇다면 추상화를 통해

정치 체제에 대한 루소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콧수염을 기른 한 남자.

그의 모자 위로 세 사람의 형상이 보입니다.


중절모를 쓴 사람은 귀족정을, 왕관을

쓴 사람은 군주정을,투구를 쓴 사람은 전쟁에 나갈 의무를 지녔던 평민이자

민주정을 나타내지요.


세 사람은 나침반을 손에 들고선 각자 다른 방향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자 둘레에는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휘감겨 있습니다.


이 식물들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고난을 상징하는 가시로 둔갑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어떤 정치 체제든 공동체의 이익이 아니라 사익만을 추구하려 한다면,

구성원의 앞날은 가시밭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왕관, 군주정의 상징입니다.


군주정은 1인이 지배하는 형태라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루소는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은 나라에 적합하다고 보았지요.

문제는 군주가 공동체의 행복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우연히 현명한 왕이 나올 수는 있어도 그 후계자까지 현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고대 로마에서도 선정을 펼쳤던 5현제 이후에 군인 황제의 폭정이 이어졌던 사례가 있지요.


이러한 군주정의 모순과 한계를 직접 보고 느꼈기에 루소는 『사회계약론』을 집필하여 ‘좋은 정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민주정의 상징인 평민의 투구가 채색되었습니다.


루소가 ‘진정한 민주정이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 단언했던 이유는

다수가 소수를 지배하는 것이 자연의 질서에 어긋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모여서 국가의 일을 일일이 결정하다 보면,목소리 큰 사람들만 논쟁을 주도함으로써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국론이 분열되다 보면 내전이나 내란이 일어날 위험도 높아지지요.


비록 민주정에 대한 시각은 달랐지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두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고,루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귀족정의 상징, 중절모가 눈에 띕니다.

초기 사회에서 사제, 족장, 장로 같은 연장자의 권위가 존중되면서

등장한 것이 자연적 귀족정입니다.


부와 권력이 대물림되는 세습적 귀족정이 최악이라면,선거를 통해 능력 있고 현명한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제 귀족정이 최상이라 할 수 있지요.

선거제 귀족정은 오늘날의 대의 민주주의와 가장 가까운 형태이자,

공화정과도 유사합니다.


선거가 공정하게 실시되기만 한다면,

유능한 인재가 정부의 구성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루소는 정부의 규모만 적절하게 유지된다면‘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이 다수를 다스리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 보았습니다.

세 가지 정치 체제가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뽐냅니다.


나침반 역시 국민과 국가의 이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있고,파릇파릇한 잎이 돋아나 희망을 보여 주는 듯합니다.


이처럼 정부가 국민과 협력해서 힘의 균형을 이루고,공동선을 향해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간다면 국가와 국민의 앞날은 아름답고 화사한 꽃길이 될 것입니다.


자유는 어떤 풍토에서든 다 열리는 열매가 아닙니다.


모든 국가의 국민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현실적 제약 때문에 대표자를 선출하여 국정을 맡기기는 했지만,주권은 어디까지나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Plat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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