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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Jun 23. 2019

범주화가 생각열기에 왜 중요한가?

뇌는 하늘보다 넓고 바다보다 깊다.


지식을 쌓았다면 생각을 태우는 고통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생각이 열리면 교육도 열리고 세상이 열린다
인간은 칠흑같은 밤하늘에 망망대해에서 돛단배에 올라 열심히 노를 젓지만 정작 고개를 들어 나의 북극성은 찾지 않는다.
어떤 추상그림일까?


뇌는 하늘보다 넓어라
옆으로 펼치면 그 안에
하늘이 쉬 들어오고
그 옆에 당신마저 안긴다.

뇌는 바다보다 깊어라
깊이 담그면 아주 푸르게
그 속에 바다가 다
물통 속 스펀지처럼 담긴다.

뇌는 神처럼 무서워라
무게를 나란히 달면
다르다 해도
음절과 음성 차이 정도나 될까


인간의 뇌에 대한 대단한 찬사다.
19세기 미국 시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다.

뇌가 이런 찬사를 받는 이유는 생각을 잉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각은 실로 놀랍다.

무한히 다양하고, 무한히 깊고, 무한히 무겁다.
시인이 하늘보다 넓고 바다보다 깊고 신처럼
무겁다고 노래할 만하다.

이런 신비하고 위대한 뇌를 선물 받은 인간이
이 뇌를 단순히 지식을 저장하고 지식을 그대로
끄집어 내 사용하는 데 사용하는 것 만으로는 뇌에 대한

실례를 저지르는 것이고 뇌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그러한 저장 기능은 이미 컴퓨터가 뇌 보다 더
저장을 잘하고 필요시 잘 끄집어낸다.

뇌가 단순히 컴퓨터처럼 저장 기능만 할 수 있다면 뇌가 하늘보다 넓고 바다보다 깊고 신보다 무겁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뇌는 생각이 잉태되는 곳이다.
받아들인 지식은 일단 뇌 속에 들어와서 체계적인
묶음으로 분류된다.

이것을 '범주화'라고 한다.
범주화된 지식은 전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개념이 유사성으로 묶이는 과정을 거친다.
이것을 '개념적 혼성'이라 한다.

이런 '범주화''개념적 혼성'을 하려면 우리 뇌는
받아들인 지식을 가지고 자기가 그동안 경험하고
학습한 지식을 총동원하여 생각열기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럼 우선 범주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범주화란 단순히 이해하면 대상을 구분 짓는
것이다.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이 묶음 저 묶음으로 구분 짓는 것을 범주화라고 한다. 범주화가
중요한 것이 이것이 생물들의 삶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모든 생물은 세상을 범주화해서 바라다 보고
행동한다. 아메바는 세상을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으로 구분한다.


동물들이 범주화하는 방식은 자신들의 감각기관과

이동능력 및 대상 조작능력에 의존한다.

동물들에 있어서 범주화란 생존을 위해 자신이
마주하는 환경을 구분하는 작업이다. 그것은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감각기관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행해진다.

이는 마치 갓난 아이가 사고를 통해서가 아니라
촉각을 통해서 엄마의 젖꼭지와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인지과학자들은 이처럼 우리의 몸이 가진
감각을 통해 대상을 구분하는 일을
'지각적 범주화'라고 부른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요모조모로 생긴 여러
가지 다양한 꽃들을 하나로 묶어 엄마가 가르쳐준

꽃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고, 이런저런
모양의 수많은 개들 역시 '하나로 묶어'개라는
이름으로 기억한다.


그리고는 다음부터는 아무리 처음 보는 꽃이나 개라고

해도 그 유사성(동 일서가 아니다)에 따라 각각의

묶음 안에 집어넣고,
그것이 꽃이나 개라는 것을 곧바로 알아보는
것이다. 이것이 무의식적으로 지각적 범주화를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이런 지각적 범주화를

컴퓨터는 하지 못한다. 이유는 컴퓨터는 범주화의
기준을 유사성(similarity)이 아니라 동일성(sameness)으로 삼기 때문이다.

유사상은 범주화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사고와 언어를 구성하는 기반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2300년 동안 학자들은
이 같은 분류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묶음을
'범주(category)라고 했으며, 꽃이나 개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떠오르는 어떤 표상을
'개념(concept)이라 불러왔다.

이렇게 개념을 통해서 하는 범주화를
개념적 범주화(conceptional categorization)
라고 부르며, 이를 동물도 하는 지각적 범주화와

구분한다.

이 개념적 범주화를 바탕으로 언어가 비로소 시작된다.


개념적 범주화가 언어에서 중요한 이유는
개별적 대상들을 낱낱이 개별적으로 파악하고 고유한 이름을 붙여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미꽃이라는 개념이 없고 장미꽃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생각해 봐라. 내가 키우는 장미꽃의

이름을 3333으로 붙이고 친구에게 3333은
참 아름다워라고 말한다면 이해하기 어렵다.

언어의 주목적은 내 말을 듣는 사람의 정신 속에
내 것과 비슷한 이념을 일깨우는 데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개별적인 이름이 아니라
유사성을 통해 표시할 수 있는 보편적 표현으로 충분하다.

범주화란 이렇듯 우리의 정신활동과 언어활동을

가능케하는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분류작업이다.

그러나 범주화가 하는 일은 이것이 다가 아니다.

범주화는 그 같은 분류 작업을 통해 우리의 정신
안에 세계를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범주화를 통해
세계가 비로소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행동한다고 했다.


아메바는 세상을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단 두 가지로 나눈다. 파리는 벽과 문을 똑같이 장애물로 생각한다. 개는 벽과 문을 구분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이 걸려있는 벽과

그냥 벽을 구분하지 못한다.

즉, 달리 세부적으로 구분하지 못하니 파리에게는
열리는 문이 장애물인 것이고, 개에게는 가치 있는

모나리자 그림이 걸린 벽이 그저 장애물 벽인 것이다.


이것을 우리의 삶에 도입해서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컴퓨터가 탄생했을 때 IBM 회장은 이것을 단순
계산기로 생각하고 기존의 계산기와 범주화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집채만큼 큰 계산기를 필요로 하는
단체는 세계에서 NASA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므로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반면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를 Communication
도구로 생각한 것이다. 당연히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애플을 창업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두 사람의 생각열기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IBM 회장은 당시 컴퓨터를, 단순 복잡한 계산을
빨리하는 또 다른 전자제품의 하나 정도로 생각한

것이다. 실제 초기 컴퓨터 기능은 계산능력에 한정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반면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가 가진 여러 가지
잠재적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다면 그 기능으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소통하는 또 다른 매체, 언어로서 기능을 할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한 것이다.

두 사람이 받아들인 지식은 똑같은데

한 사람은 받아들인 지식을 활용해서 관점을 달리해서
재해석이 안된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관점을
달리해서 재해석하니 새로운 가치가 보인 것이다.

오늘날의 애플의 탄생은 스티브 잡스의 생각열기의 작품이다. 컴퓨터와 전화기의 기능을,당시에는 유사해 보이지 않았던 커뮤니케이션 기능이라는 유사성으로

묶어서 소통수단이라는 개념적 범주화  생각꾸러미에

넣은 스티브잡스의 생각열기의 결과이다.

마찬가지로 1996년 인터넷이 세상에 막 출현했을 때 누군가는 인터넷을 컴퓨터의 서비스 분야 하나가 더 늘어났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반면 누군가는

이 세상에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이 만들어졌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등동물이 벽과 문을 동일한 세상으로 구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러한 인지 차이는 극명한 결과 차이를 만들어낸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에어비엔비, 우버 등의 세계적인 창업자는 모두 다 인터넷 세상과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정확히 개념적으로 따로 범주화한 사람들이다.


다른 세상이 열렸으니 기존에 있었던 서비스들,사업 아이템들을 인터넷 세상으로 옮겨오는 것은
어렵지 않지 않겠는가?

오프라인 세상에 존재하는 백과사전을 인터넷
세상에 옮겨놓은 것이 구글이다. 동네 흔한 책방을
옮겨 논 것이 아마존이고, 잡담하는 것을 옮겨 논 것이 페이스북이고, 민박집을 옮겨놓은 것이 에어비앤비이고, 차량 태워주기를 옮겨 논 것이 우버 아니겠는가?

거리에 음식점 전단지. 찌라시를 온라인에서 보여주는

것이 배달의 민족이고 우리 어릴 때 아침마다 신선식품이라고 '재첩국 사이소'하고 양동이이고 동네 돌아다니던 그것을 온라인에 옮겨 논 것이 신석 식품

새벽 배송 마켓 컬리 아니겠는가?

패럴랙스 교육은 2500년전 플라톤이 아카데미아에서

제자들을 교육시켰던 학문탐구자세를 21C오늘날에

가져와서 인터넷과 추상화로 버무린 옛것과 새것의

맛있는 지혜의 비빔밥인 것이다.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패럴랙스적 관점으로 생각열기를 한다면,


결국 인터넷 세상을 기존 세상에서 분리화해서
범주화할 수 있는 생각열기의 지적 수준이 있었는지,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알고 있었던 지식을 관점을 달리해서 재해석해서 생각열기를 할 수 있었는지

없었는지 차이가 극명한 결과 차이를 만들었다.

그냥 지식을 주입해서는 생각이 열리지 않으니 당연히 찬스도 보이지 않는다. 모두 다 인터넷이라는 세상을

접하고 이해했지만 받아들인 지식을 관점을 달리해서 재해석해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한 사람들은 새로운

시댸에 패권을 차지한 리더가 되었다.섕각이 닫혀

있었던 사람들은 변화된 세상에 이제서야 적응하기

위해 용트림하는 생고생을 하고 있다.새로운 세상에서 권력을 잡은 리더들은 생각이 닫힌 그들이 있기에

즐겁지만 티를 내지는 못한다.


그리고 점잖게 세상에 대고 말한다.

"나의 오늘은 인문고전을 통해 생각열기를 습관화한

결과다.나보고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조금 죄책감을 느낀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이것이 패럴랙스 생각열기가 필요한 이유이고

인문고전을 학습해야 하는 이유이며,
우리 자녀들의 교육이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이다.


생각열기에서 범주화가 얼마나 중요한지가 이해

되었다면 다음 편에서는 '개념적 혼성'을 통한 은유적 사고와 표현이 얼마나 생각열기에서 중요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그냥 교육과 패럴랙스 교육을 따로 범주화할 때
우리 자녀들의 미래가 열린다는 점 깊이 숙고할
필요가 있다.


"세상 만물은 기학적 도형으로 범주화된다"


플라톤이 자신이 아카데미아 정문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 이 문을 들어설 수 없다"

고 푯말을 적어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유는 여기에 있다.

Plato Won


PS


오늘 글은 패럴랙스 교육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개념이니
여러 번 숙독해서 익혀주세요.^^


지금은 평생 공부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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