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이 까다롭고 복잡할수록 법은 강자의 편에 선다

3-3,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by Plato Won

최소한의 법, 최대한의 정의

(1) 세상과 법


세상의 모든 법은 정의 실현이 목적입니다.


그 말을 뒤집어 생각하면,

법으로 개인의 이기심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세상은 무질서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법을 잘 지킨다고 해서

세상은 정의로운 곳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으려면 법 자체가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2,500여 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플라톤의 『국가론』 1권에는

정의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펼친 두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의 대화가 나옵니다.

(2) 정의란 무엇인가


트라시마코스의 견해에 따르면,

정의란 ‘강자의 이익’입니다.


지배 계급이 법률을 만들 때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때문에

정의는 강자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뜻입니다.


트라시마코스는 양치기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양을 치듯, 통치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통치한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불의가 정의보다 훨씬 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정의는 곧 강자의 이익이라고 강조하지요.


여기서 주목할 것은 소크라테스의 반론입니다.


그는 의술이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존재하고 항해술이 안전한 항해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근거로 들어,

진정한 통치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고 반박합니다.


한마디로 ‘힘이 곧 정의’라는 주장에

‘정의가 곧 힘’이라고 맞서는 격이지요.

(3) 토머스 모어의 정의


토머스 모어 역시

‘정의’에 관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그는 해석이 복잡한 법일수록 정의와 멀어진다고 보았습니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빈민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섰던 이력만 보더라도 모어가 ‘정의란 강자의 이익’이라는 주장에 결코 찬성했을 리가 없습니다.


최소한의 법이 최대한의 정의라는

토머스 모어의 생각을


추상화와 함께 살펴볼까요?


(4) 추상화 이해하기

<그림 3-1 조각 그림>

여기, 새장이 놓여 있습니다.


새장 아랫부분의 책은 마치 두꺼운 법전처럼 보입니다.

이는 토머스 모어의 시대에 영국의 법률이

어렵고 복잡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림 3-2 조각 그림>

반면, 유토피아의 법률은 쉽고 간단하지요.


푸른빛으로 물든 법전을 가로지르는 흰색 선은 법률이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유토피아인들은 너무 길거나 어려운

법률로 인간을 옭아매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법률 그 자체보다는 도덕적 관습을 중시합니다.


<그림 3-3 조각 그림>

흰빛이 새장을 감싸고, 새장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이것은 법률의 해석이 쉽다 보니,

모두가 법률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유토피아의 현실을 의미합니다.


법률이 단순하고 명백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그 법률의 효력 또한 커집니다.


<그림 3-4 조각 그림>

이제 새가 새장을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그들의 머리 위로는

새장 속에서 보았던 좁디좁은 하늘이 아니라, 넓고 푸르른 하늘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제 아무리 정의의 실현이라는 목적을 띠고 있더라도 법은 일종의 구속입니다.


따라서 법으로 구속할 수 있는 인간의 행동이란 애초에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림 3-5 조각 그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토피아인들은 법률과 통제를 통한 구속이 아니라, 내면의 양심과 도덕을 바탕으로 한 자율을 택했습니다.


진정한 법은 법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양심 속에 있습니다.


그래서 강력한 처벌이 뒤따를 때가 아니라

정의로울 때 지켜지는 것이지요.


해석이 까다롭고 복잡할수록 법은 강자의 편에 서게 되고 약자들을 해치는 무기가 된다는 것이 토머스 모어의 생각, 아니었을까요?




공동체의 질서유지를 위해 설정된

최소한의 강제 규범인 법을 지키는 것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더 촘촘한 내면의 도덕률에 띠라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정의의 실현입니다.


Plato Won


○ 오늘은 육군훈련소 초청

육간부 장교 강연이 있었습니다.

귀중한 시간 마련해 주신 류승민 소장님,

형민 중령님께 감사드립니다.

정예 장병 육성 육군훈련소를 응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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