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흥정망청 소비하면 어떻게 될까

by Plato Won
Photo by Y.G.Kim 선운산 단풍


"비극은 아이러니하게도

행운에서 잉태된다."


역사는 이 점을 분명한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16세기 중엽, 스페인제국은 식민지 아메리카 대륙에서 쏟아져 나온 은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되는

행운을 얻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실물 화폐의 독점으로 수도 마드리드를 '하늘에서

은이 내리는 심장'으로 만들었다.


스페인의 비극은 이 행운에서 비롯된다.


신대륙의 은은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안겨주었지만 이는 통제 불가능한 유동성 급증으로 이어져 은이 국고에 닿기도 전에 전쟁과 외교, 궁정 유지비로 소진되었고,

지출이 많아지자 국채를 반복적으로

무한정 발행한다.


이윽고, 1557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는

세계 최초의 근대적 국가 디폴트로 기록된

'트리니티 디폴트'를 선언하고 이후에도

17세기까지 8차례 이상 채무불이행이 반복되며 제국의 지위를 상실하며

역사의 뒤인갈로 사라진다.


스페인의 비극은 신대륙 발견이라는

뜻하지 않은 행운에서 잉태된 것이다.


21세기, 세계 2차 대전으로

세계적 패권의 지위를 확보한 미국은 신대륙의 은광 없이도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내는 권한만으로 무한정

유동성 확대로 버블을 키워왔다.


그 결과 세계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되어 그 피해와 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간다.


80년대 남미의 잃어버린 10년,

90년대 일본의 버블은 달러 유동성의 직접적 피해 당사자다.


그렇다면 미국이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제한으로 계속 발행할 수 있는 특권을 계속 누릴 수 있을까?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비극은 아이러니하게도

행운으로부터 잉태된다는 것을.


달러의 기축통화라는 특권이

위축되는 비극적 상황에 대비해

미국은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는 걸까?


트럼프가 천문학적으로 누적되는

미국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BTC 백만 개를 정한 이유는

그 어디쯤 어색한 위치에 서 있다.


역사의 기록을

역으로 해석하면 이렇다.


"비극은 아이러니하게도 행운에서 잉태된다면 그 비극 드라마틱하게 기적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그것이 무엇일까?


음습하고 영민한 트럼프는

그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위해

특권을 동원하는 듯하다.


어디 즈음엔가 어색한 위치로 서 있는 트럼프의 속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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