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과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다수의 횡포

2-3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여론으로 드러나는 다수의 횡포

by Plato Won
Photo by Plato Won


(1) 다수의 횡포에 주목하라

1831년 5월, 프랑스의 젊은 귀족이

미국 뉴욕 땅을 처음 밟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알렉시 드 토크빌,

판사로서 교도소 운영 실태를 시찰하기

위해 출장 온 것이었으나

진짜 목적은 미국 사회 전반에

대한 연구였지요.


1776년 영국의 식민 통치에서

벗어나 독립을 쟁취한 미합중국은

여러모로 유럽과 비교되는

‘멋진 신세계’였습니다.


토크빌의 조국 프랑스는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혁명이라는 과격한 돌파구를 택했고,

이후에도 숱한 사람들이 단두대의

제물로 사라져 갔습니다.


반면에 전통도, 역사도, 귀족도 없는

미국은 중간 계층의 천국이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구분은

있었으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활기 넘치는 사회였지요.


특히 사법권의 독립이나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고

지방 자치 제도가 시행되면서

공화제 대의 민주주의가 모범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식 민주주의에도 한계는

존재했으니, 바로 사회 이면에 자리한

다수의 횡포였습니다.


다수는 자신들의 의견이 틀렸을

경우에도 사회적 권력을 행사하여

소수 의견을 억압하고

모두에게 획일화된 삶을 강요했지요.


이런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는 점점

설자리를 잃게 마련입니다.


토크빌은 미국 사회가 지닌 양면성을

꿰뚫어보고,자신의 기대와 우려를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저서에

녹여냈습니다.

(2) 여론의 두 얼굴



“토크빌이야말로

제2의 몽테스키외다!”


밀은 ‘동갑내기’ 토크빌의 통찰력을

극찬하면서,『자유론』에서 다수의

횡포가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합니다.


다수의 횡포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면 우리 삶과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지, 밀이 묘사한 19세기 영국 사회를

통해 엿보기로 할까요?


빅토리아 시대에는 다수에 반하는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 편협함,

법적 처벌보다 사회적 불명예를

두려워하는 분위기

지배적이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종교나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감옥에 집어넣거나 사형에 처하는

일은 거의 없었지요.


그러나 대부분은 여론에 의해

‘위험인물’로 낙인찍힐까 봐 두려워서

자신의 생각을 감추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어떤가요?


이것이 다수의 생각,

곧 여론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사회의 모습입니다.


대중의 공통된 의견을 뜻하는 여론은

민주 사회에서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경우에는

사회 발전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요.


민주주의가 발전할수록 이런

횡포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현실입니다.


(3) 추상화 이해하기



자, 이제 추상화를 함께 살펴볼까요?


거친 파도와 자욱한 안개,

그 속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

자유의 여신상.

밀이 활동하던 빅토리아 시대에는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었습니다.


넘실대는 파도를 헤치고,

배 두 척이 나타납니다.


배에 탄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한쪽은 『자유론』의 저자인

존 스튜어트 밀,

다른 쪽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쓴

알렉시 드 토크빌입니다.


자유의 여신상에 현란한 색이

입혀집니다.


하지만 여신상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어지러운 선들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이는 여론과 관습이 지배하던 당시

영국 사회가 겉으로는 질서정연하고

평화로워 보였지만,

용기 있는 선구자, 일관된 논리의

지성인이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경직된

상태였음을 의미하지요.


물결이 거세게 출렁이면서

자유의 여신상도 휘청거립니다.


쓰러져 가는 여신상을 바로 세우느라

밀과 토크빌은 안간힘을 쓰는 중입니다.


거친 파도는 여론과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다수의 횡포를

상징합니다.


다수가 휘두르는 사회적 권력은

국가 권력보다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개인의 정신을 구속합니다.

그래서 그 피해가 훨씬 더 심각하지요.


위대한 사상가의 등장만으로

한 사회가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발전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혁명과 전쟁 속에서도 자유를 위해

싸웠건만,오늘날 우리는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잊은 채 살아갑니다.


모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다수의 횡포라는 파도 속으로 뛰어든

밀과 토크빌처럼,

이 시대에는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선구자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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