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修辭)에 정답은 없다. 오로지 논증이 있을 뿐

거인의 어깨가 사유와 질문의 대상일 뿐 정답은 아니다.

by Plato Won
세상에 일방적인 정답은 없다 조화로운 대안이 있을 뿐,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타라.그러나 거인의 어깨가 내 어깨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은 명심하자


수사학은 고대 시대 소유권 분쟁에서
배심원들을 잘 설득시키기 위한 소송에서
생겨났다.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 나오는 내용이다.

자, 이 소송에서 어떻게 변론을 해야
이길 수 있을까?


ᆢᆢ
어느 날 Aristo와 Plato가 함께 길을 가다가
Aristo가 Plato의 옷을 빼앗았다.

그래서 Plato가 고소를 했는데
Aristo는 부인한다.

하지만 증인이나 분명한 증거가 없다.

Plato는 원래 힘은 세지만 겁이 많았고,
Aristo는 힘은 없으나 겁도 없었다.
ᆢᆢ

이처럼 자백이나 분명한 증거가 없을 때
논증적 수사학을 써서 변론을 해 보기로 하자.

"Aristo가 힘이 없는 사람인데 어떻게 힘이
센 Plato의 옷을 빼앗을 수 있겠는가?"
라고 상식에 근거해서 무죄를 주장한다면
Plato는 어떻게 반론을 제기해야 배심원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그 방법 하나는
Plato는 자기가 겁이 많고 Aristo는 겁이
없어서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Plato는 겁이 많아 빼앗겼다는 것을
알리지 않고 재판에 이기기 위해서는
힘이 약한 Aristo가 혼자서 한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과 함께했다고 대응해야 한다고
논리를 펴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천적 삼단논법'이라고 정리한
논증적 수사로 살펴보면 이렇다.

ᆢᆢ
힘이 없는 사람은 힘이 센 사람의 물건을
빼앗을 수 없다.

B는 힘이 없는 사람이고 A는 힘이 센 사람이다.

B가 A의 옷을 빼앗을 수 없다.
ᆢᆢ

이것이 우리가 아는
수사학에 논증이 포함된 최초의 예다.

이러한 논증적 수사는 현대 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느슨한, 타당한 논증이 아니다.

플라톤은 그것을 지식이 아니라
'사실 임직 한 것eikos'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오르가논>을 통해서 논증적 수사는
논리학인 동시에 수사학의 한 부분으로
매우 중요하게 다루었다.

수사학은 민주주의, 그리고 상대주의와

함께 자라났다.

어떤 것이 절대적 진리인양 지배하는
땅에서는 수사학도 민주주의도 자라지
못한다. 반대로 민주주의가 성한 곳에서는
상대주의와 수사학은 판을 친다.

수사학은 다음과 같은 결코 허술하지
않은 두 가지 철학적 입장을 디딤돌로
딛고 발전해 왔다.

하나는, "만물은 변한다"라는
헤라클레이토스의 관점이다.

즉, 사물들의 형상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 안에서만 존재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우리의 인식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스치는 산들바람이
누구에게는 차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의견이 모든 것에 형성되어 있다"라는
크세노파네스 주장으로, 모든 대상에 대해
2개의 상반된 기술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프로타고라스는 바로 이런 뜻에서
"모든 사안에는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로고스들이 있다"라고 했다.

수사학은 같은 사안에 이처럼 반대되는
논증을 가지고 다투면서 발전되어 왔다.

세상에는 세 가지가 없다고 했다.

하나는 공짜가 없고
또 하나는 비밀이 없고
나머지 하나는 정답이 없다고 했다.

오로지 정답이 있는 공간은 유일하게
대한민국 교육현장이다. 수능시험에서만
존재한다.

열심히 강의 듣고 외워서 정해진 정답을
찍고 대학 가면 그만인 교육을 받은 우리
아이들이 정답이 없는 세상에 나오면
얼마나 혼란스러울 것인가?

정답을 찾아 헤매는 대한민국 교육에 찌든

우리 아이들에게 논증을 통해
정답에 접근하는 방법을 익히게 하는
것, 그것이 교육이어야 한다.

정답이 없는 세상에 정답을 찾는 것은
공짜 점심을 찾는 것이고,
내가 오늘 한 말이 영원히 비밀이 지켜질
것이라 착각하는 것과 같다.

세상에 세 가지가 없다는 것을 다시 명심할

필요가 있다.

<공짜>, <비밀>, <정답>

Plato Won


● 아침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사유하고 질문하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때다.

판교동 산책길에서 만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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