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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Feb 19. 2018

<윤식당>과 해외 사업 I

한국에서 하던 방식이 정답이 아니다

tvN의 <윤식당 2>를 보고 있으면 작게는 한식업을 하시는 분들이 해외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어떻게 한식당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크게는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소비재 상품을 팔아야 할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 보인다.


<한국에서 하던 방식이 정답이 아니다>

 

음식에는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 역사, 사회성이 다 담겨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는 본래 먹는 방식대로 먹지 않으면 이질감을 느끼고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해외에서 사업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상품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고객에게 맞춤화 해야만 한다. 한식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생활과 기후 등등에 반영되어 팔아야 하는 소비재 상품 역시 마찬가지이다.


<윤식당 2>에서의 모습을 보자.



1.    <비빔밥을 비벼 먹지 않는다>


나 역시도 캐나다에서 베트남에서 살면서 익숙하게 봐오고 있는 모습인데, 외국인 손님들은 한국에서처럼 비빔밥을 비벼 먹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밥에 얹어져 있는 각종 나물과 고기류를 덮밥 먹듯이 밥과 따로 먹거나 함께 먹는다.


비빔밥인데 밥을 비벼 먹지 않으면 그것이 비빔밥인가?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히 제기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본래 방식보다 다른 방식을 고객이 선호하는데 애써 '그건 잘 못 되었다'라고 교육을 시키려 들면 안 된다. 어떻게 먹든 고객 자신에게 최적화된 방식으로 맛있게만 먹으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사업에 가장 최적화된 방식이라면 그렇게 바꾸는 것이 맞는 것이다.



2. <고추장에 비벼 먹지 않는다>


'비빔밥은 당연히 고추장에 비벼 먹는 것이야'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다. 앞서 말한 대로 고객이 좋아한다면 마요네즈에 발라 먹든, 케첩에 비벼먹든 그것 또한 비빔밥이다.


방송에 나오는 외국인 손님들은 대체적으로 간장에 비벼 먹는다. 일본 음식이 해외에서 자리를 먼저 잘 잡았기에 간장이 익숙한 사람들인 데다 대체적으로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고추장을 강요하면 비빔밥이라는 상품 자체를 팔기 어렵다.


3.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다>


 본래 전주비빔밥은 젓가락을 비비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어찌 되었든 먹을 때에는 숟가락으로 먹는다. 사실 국물이 아닌 밥을 숟가락으로 먹는 민족은 대체적으로 한국 사람밖에 없다.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는데 같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중국, 일본, 베트남에서도 모두 젓가락으로만 밥을 먹는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숟가락은 국물이나 수프를 떠먹을 때나 이용하는 것이지 밥을 먹는 용도는 아니다.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경우에는 아주 어린아이들이나 숟가락으로 떠먹을 때이다. 특히나 서양 사람들에게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은 어린아이 취급당하는 것이라는 굴욕감을 안겨 줄 수 있다.


 서구인들에게 젓가락질 자체가 서툴기는 하지만 한식보다 앞서 해외에서 자리를 잡은 중식과 일식의 영향으로 (동) 아시아 음식은 젓가락으로 먹는 것은 친숙하고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비빔밥은 저렇게 먹으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터이다.


그렇다면 한국 사람들이 사랑한다는 아메리카노는 어떨까?


4. <아메리카노, 피자, 파스타를 생각해 보자>

 

‘커피는 당연히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만이 커피이지 아메리카노 따위는 절대 커피라고 할 수 없다’고 외치는 이들이 유럽 사람들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피자. 한국에서 많이 먹는 반죽이 두껍고 손으로 집는 부분이 두툼한 피자는 미국식이다. 피자 본고장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저게 어떻게 피자라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리지만 사람들이 그걸 좋아하는데 자신의 것을 고집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파스타를 먹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크와 스푼을 함께 이용해서 돌돌돌 말아먹는다. 그런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기겁을 하면서 그것이 말이 되느냐고 흥분해서 따진다. 그런데 이웃 프랑스 사람들까지도 '이게 더 좋은데 왜?'라고 이야기를 한다.


커피, 피자, 파스타 모두 이탈리아 사람들이 자신들의 방식이 원조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어떠한가?


유럽 카페에는 왜 아메리카노가 없고 피자는 미국 음식 아니었나?


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비빔밥을 먹을 때 고추장을 넣은 간장을 넣어서 먹든 젓가락으로 먹나 숟가락으로 먹나 굳이 가르칠 필요가 없다.

 

5. <기업들의 해외 사업도 마찬가지>

 

마무리를 지으며 한 마디 더 한다면, 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글로벌!' 외쳐대지만 해외 사업에 대한 이해와 준비 자체가 안되어있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심한데 왜냐하면 해외 바이어들에게 물건을 파는 B2B 위주 영업만 해보았지 직접 현지 고객들에게 물건을 팔고 마케팅을 하는 B2C를 해 본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제 한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화장품, 식품, 영화 콘텐츠 사업 등은 현지 해외 고객들의 일상생활과 문화, 관습, 기후, 종교 등등 다양한 것을 반영해야만 한다. 그래서 유럽, 미국의 글로벌 브랜드들은 더 이상 본사의 방침을 고집하지 않고 하나의 통일된 브랜드 전략도 고수하지 않는다.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들의 전략을 따라 하기 정신없는 한국 회사들은 '본사의 지침', '통일한 전략'을 강조하고 그것이 원칙임을 강요한다.


해외 경험이 적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기술은 뛰어나서 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 브랜드들이 더 이상 힘을 못 쓰고 있는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매뉴얼이 잘 갖추어져 있고 프로세스대로 잘 움직이는 일본 사람들이 해외 현지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 사항과 반응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에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에 반면교사를 삼아야 한다.






앙큼대마왕의 글을 책으로도 만나 보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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