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앙큼대마왕 Feb 19. 2018

<윤식당>과 해외사업2- 새로움이란 낯선 듯 친숙한 것


tvN의 <윤식당>이 해외 사업하는 데 있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인사이트를 계속해서 던져주고 있다.


<윤식당>이 던져 주는 인사이트는 단순 음식업에 국한되지 않고 화장품과 같은 소비재, TV, 드라마, 영화와 같은 콘텐츠 사업 등 소비자의 문화, 관습, 역사적 배경, 사회적 요소, 그 나라의 기후 등등을 잘 반영해서 공략해야 하는 사업군에서 해외 사업을 해야 할 때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요소들이다.

<윤식당> 장면 몇 가지를 통해 그 몇 가지 인사이트를 살펴본다.



1. <새로운 것이 외계스러운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기존의 것에 지겨워하고 새로운 것에 갈망한다. 그런데 상품으로써 새로움은 그 의미를 제대로 정립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마치 버블 티 브랜드 Gong Cha가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달콤한 정도를 조절할 수 있듯이 새로움의 농도를 조절해서 접근할 줄 알아야 한다.

기존의 것에서 100% 다른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괴상하고 외계스러운 것’이다. ‘새로움’을 정의하기 쉽게 하기 위해 ‘친숙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굳이 단어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왼쪽 친숙함에 가까울수록 긍정적이고 오른쪽 외계스러움에 가까울수록 부정적인 느낌이다.  임의대로 분류한 이 단어 순서에 동의할 수도 안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새로운 것 =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 음식은 이미 오랜 세월 전부터 존재하던 음식이지만 해외 사업을 할 때에는 해당 국가의 고객들에게 어떻게 친숙하게 다가갈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물론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사회성이 다 담겨있는 것이지만 단순하게 한국의 음식 문화를 홍보하기 위함이 아니라면 냉정하게 사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2. <소비자가 낯선 우리 제품을 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윤식당2> 내용을 살펴보자



리투아니아에서 왔다는 이 가족들은 한국 음식을 접해 본 적이 없다. (나를 포함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리투아니아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이 리투아니아에서 오신 분이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 아직도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시원하게 날려 주신다.


 ‘우리가 한국 음식을 먹을 준비가 되어 있나?’


음식 한 번 먹는데 무슨 준비씩이나 해야하냐고? 대한민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맛있다며 좋아하는 태국 음식 똠양꿍. 그런데 특유의 낯선 향을 싫어하는 사람 아니 먹어 볼 시도 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한 번 먹어 보면 맛있을 거야’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일반적 사람들은 자신의 입 안에 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몸과 하나가 되는 것이기에 낯설고 이질적인 것을 함부로 용인하지 않는다.


게다가 지난번 <아세안이 베트남은 아니다> 에서 말했지만 껍데기에 불과한 단어가 알맹이에 해당하는 의미를 규정하는 주객전도 현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비빔밥’을 외국인 손님들이 발음하기도 어려워하고 이 단어를 읽었을 때 그들의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전혀 없다. 이서진이 콕 찝어 이야기한다 '고객들이 비빔밥이라고 읽지도 못한다’라고. 역시 뉴욕에서 공부한 사람이라 그런지 생각하는 방식이 참 글로벌하고 냉철한 사업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메뉴를 봤을 때 머리 속에서 대충 어떠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라야 하는데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으니 그 음식을 먹어 보고 싶겠는가. 아무리 비빔밥이 한식 중에서 가장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는 자질이 분명해 보인 다지만 발음하기도 어렵고 연상되는 이미지도 없다면 고객에게 다가가기 어렵다.


비빔밥이라도 고추장 안좋아하면 뭐하러 팔아요


이서진은 비빔밥에는 무조건 고추장이 들어가야 한다는 절대 불변의 진리를 과감하게 깨버린다. 소비자가 매운 것을 안 좋아하는데 비빔밥에는 무조건 고추장으로 비벼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서 사업을 하려고 하면 ‘뭐하러 팔아요’라고 딱 잘라 말해 버린다. 그리고 바로 간장 베이스 비빔밥으로 메뉴 레시피를 바꾸어 버린다.



3. <새로움이란 낯선 듯 친숙한 것>

냉철하고 글로벌 감각 충만한 사업가 이서진은 서양 사람들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 할 ‘갈비’라는 단어 대신 낯선 단어인 ‘Korean’에 누구에게나 친숙한 ‘BBQ Rib’을 붙여서 유럽인 고객들을 공략하기 좋은 신메뉴를 내놓는다.



어느 나라나 각 나라마다의 ‘BBQ Rib’ 음식은 있다. 그래서 매우 친숙한 메뉴이다. 물론 한국 음식이기에 낯선 양념 소스를 ‘간장’을 사용한다. 하지만 웬만하면 일본, 중국 음식은 접해 보았기에 간장 베이스는 익숙하다. 낯선 듯 친숙하거나 최소한 낯선 듯 익숙한 메뉴로 한국 음식을 서양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화장품으로 바꾸어서 이야기를 해보자



4. 한국적인 한방 화장품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 <한방 과학 = 민간요법>


 한국 소비재 중 단일 브랜드로 1조를 파는 최초의 제품이자 대한민국 1등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가 과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한국 1등 화장품이니 당연히 제일 잘 나가는 브랜드로 해외에서 승부해야하지 않을까?


‘한방 화장품’이라는 외국인에게는 ‘이질적’인 제품인 데다 발음하기도 어렵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브랜드를 수용하기는 어렵다.


같은 한의학 문화권인 중국, 동남아 일부 아시아에서는 익숙하겠지만 서양 사람들에게 한방 화장품은 비과학적인 일개 ‘민간요법’ 화장품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같은 아시아라고 묶는 것에 어폐가 있기는 하지만 한방 의학은 중동, 인도 문화권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이질적인 방식이다.


현명하게도 아모레퍼시픽은 한국에서 1등 브랜드가 세계에서 먹힐 것이라 고집하지 않는 듯하다. 그들은 라네즈와 이니스프리를 대표 선수로 해외 시장 곳곳을 잘 공략하고 있다. 뭐 물론 공략하기 좋은 가격적인 측면도 있지만 아모레에 몸 담았던 사람으로서 회사가 이미지 접근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비빔밥과 화장품을 넘나들며 길게 이야기를 했지만 한 마디로 정리하면 한국에서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해서 해외 진출할 때 꼭 그 제품이 대표상품이 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새로운 소비자에게 접근할 때에는 ‘낯선 듯 익숙한 것’으로 공략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우리에게 당연하고 익숙한 것이 해외 시장에서는 낯설고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는 것이 꼭 해외에서도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대체적으로는 잘 팔리지 않는다. 한국에서 마이너한 상품이 해외에서는 메이저 상품으로 우뚝 서는 경우가 더 많다.


‘해외’와 ‘국내’를 하나로 묶지 말고 ‘해외’라 할지라도 그 진출하고자 하는 나라마다 친숙한 것이 다름을 알고 해외 사업하시길.


p.s

윤식당과 해외사업 첫번째 이야기

https://brunch.co.kr/@inne79/1



앙큼대마왕의 글을 책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89430481&orderClick=LAG&Kc=


작가의 이전글 중국 법인 1개면 충분한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