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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Sep 30. 2019

베트남 유통 시장이 출렁이는
베트남 여성의 날


젠더 감수성이 투자의 성공을 보장한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그 동안 짓눌려놓았던 여성의 지위는 정상화되어 가고 (지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되어 가는 중이다!) 여성들은  Buying Power를 보여주며 소비재 산업의 주도자로서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일찍 눈치챈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회사 NIKE는 여성성을 강조한 광고를 선보이며 여성 소비자들의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돈 벌어먹으려는 수단으로 젠더 감수성을 이용한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방향이 그렇게 흘러가고 기업이 소비자의 방향을 일찍 알아차리고 움직인 것이니 뭐라 할 것은 아니다.


 젠더 이슈 소비자의 취향을 가장 파악하는 미국의 할리우드에서도 젠더 감수성을 재빨리 장착하고 있다. 과거 히어로 무비 주 관객층은 남성들이었는데 이제는 여성 관객들이 많아지고 있고 정체된 영화 산업에 여성 관객들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남녀가 극장 데이트를 할 때 영화 선택권은 대부분 '여성'에게 있기 때문이다. 여자 친구가 보고 싶지 않은 영화는 선택되지 않으니 남성 중심이었던 영화들이 '최종 선택권'을 가진 여성 관객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히어로 영화를 제작사이자 가장 강한 마니아 팬을 보유한 Marvel은 디즈니에 인수되고서부터 여성 영웅이 주인공인 영화들을 잇달아 제작 개봉하고 있다. 이제는 젠더 감수성 없이는 말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의 전반부에서 ‘왜 베트남 시장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이 삶의 주체인 베트남 여성’을 꼽았다. 내가 여성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화장품 업계 종사자라서 더더욱이나 여성 소비자에 집중하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객관적으로 베트남 여성들은 세계 어떤 여성보다도 강인하고 매력적인 사람들이라 베트남 여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베트남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베트남 유통 시장이 출렁이는 베트남 여성의 날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의 날’이라는 기념일이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모름에 있어 남녀 성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 사실 필자 역시 ‘여성의 날’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베트남에서이니 할말은 없다. 간단하게 ‘여성의 날’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다면 1908년 미국 매세추세스 로렌스에서 열악한 작업장의 화재로 여성 노동자들이 불에 타 숨지고 이에 분노한 여성들이 노동환경 개선과 임금 삭감 반대, 여성 참정권 보장, 노동조합의 결성을 주장하며 시작된 운동이다.

1908년 미국에서는 여성 역시 인간으로서 동등한 권리가 있다는 선언 선포되었다.


                                                 

1908년 여성노동자들의 파업을 일명 'Bread & Roses Strike (빵과 장미의 파업)'이라고도 부른다. 여성 노동자들에게 기본 생존권 (빵)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장미)도 보장해달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여성의 날에 상징적으로 여성들에게 장미를 선물하기 시작했다. 1975년 UN에 의해 공식 기념일로 지정이 되었으며 우리나라도 2018년부터 공식 법정 기념일로 지정이 되었다. 


베트남에서는 ‘3월 8일 세계여성의날’과 ‘10월 20일 베트남 여성의 날 ‘ 두 번의 여성의 날이 있다. 1930년 10월 20일 베트남 여성 연합이 결성된 날을 기념한 것인데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해 하노이 바딘 광장에서 첫 국가 게양을 할 때 4명의 대표자 중 2명이 여성이었던 만큼 베트남에서의 여성은 남성들과 동등한 독립과 혁명의 동지이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여성의 날은 여러모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여성의 날 시작은 엄숙했지만 요즘 베트남에서의 여성의 날은 큰 축제이다. 베트남에서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크게 기념하는데 직장에서도 여성 직장 동료들에게 꽃을 선물하고 다 함께 모여 점심 회식을 한다. 요즘 젊은 남성들은 헐리우드 캐릭터 분장을 해서 여성 동료들을 기쁘게 해주기도 한다. 


<왼쪽, 베트남여성의 날 기념식 퍼레이드> <오른쪽, 여성의 날 회사에서 동료 여직원들을 위한 이벤트 모습>


베트남 유통, 소비재 업계에서는 여성의 날이 1년 중 가장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2월 말부터 동네 꽃집은 분주해지기 시작하고 꽃 값은 평소의 3배 이상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면 여성의 날이 다가 왔음을 알게 된다. 도로 곳곳에 꽃바구니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늘어서면 이제 D-Day임을 재차 깨닫게 된다. 연인을 위한 꽃다발과 선물이 준비되지 않았다가는 상당히 오랫동안 구박을 당하니 집에 가는 길에 값이 몇 배가 오른 꽃다발이라도 사가야만 한다. 꽃 집 뿐만 아니라 베이커리에서 역시 여성의 날을 맞이한 케이크 판매에 열을 올린다. 여성의 날 다일 베이커리의 주 고객들은 각 회사의 남직원들. 여성 직장 동료들을 위해 각 회사 막내부터 팀장님들까지 이벤트 준비에 여념이 없다



베트남에서 발렌타인 데이는 그다지 인기가 없는 것이 3월 여성의 날에 보다 집중하기 때문이다.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화장품, 패션 업계의 매출은 1년 중 가장 높은 매출고를 올리는 Top 3 시즌이라 백화점과 쇼핑몰은 브랜드별로 특별 세일과 프로모션을 통해 지름신 강림을 기원한다. 화장품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도 여성의 날에는 매장 곳곳을 다니며 판매직 직원들에게 일일이 장미꽃 한 송이씩 선물하며 축하 받아야 할 여성의 날에 바쁘게 일함에 안쓰러움과 고마움을 표했다.


베트남에서는 여성의 날에 여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큰 프모로션이 진행된다



여성의 권리와 생존권을 보장을 울부짖던 날이 이제는 행복하게 축하받을 수 있는 날이 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의 날 자체에 대한 존재감이 어색한데 머지 않아 베트남과 같은 축제의 날이 되길 기대해 본다. 

여성의 날에 대한 글을 끝맺기 전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베트남 여성 아나운서들은 안경을 쓰고 방송을 한다. 

        


지난 해 MBC 여성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진행을 했다고 해서 화제였는데 베트남 방송국에는 안경 쓴 채로 뉴스를 진행하는 늘상 있는 일이다. 안경 사건 (?) 이후 당당하게 임부복을 입고 방송을 진행하는 여성 아나운서와 방송 기자들을 TV에서 볼 수 있어 우리 사회도 정상화되고 있음에 안도의 한숨과 장미 꽃 한송이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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