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앙큼대마왕 Feb 19. 2018

한국 화장품 업계는 구조 조정 中

 화장품 해외 사업은 이제 시작


중국에서 시작한 K-Beauty 열풍은 1위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를 400만 원까지 돌파시키는 기염을 토했고 백화점, 제약사, 건강식품 회사 심지어는 도자기, 피아노 회사까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게 했다. 굴지의 모 대기업 면세점 업체 CEO가 화장품을 하겠다고 선언했다가 내부 직원들의 만류로 가까스로 포기하기 했었다.


업계 사람들은 묻지 마 투자를 경계했지만 미친 듯이 박스 채로 한국 화장품을 집어가는 중국인들을 보면 황금 알을 낳는 사업임에 분명하기에 기존 업체들의 신규 사업자들에 대한 막연한 경계심으로만 받아들여진 듯하다.  


분위기는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확연히 뒤집어졌다. 사드 이슈로 중국인 관광객은 뚝 끊겼고 중국 정부의 철저한 점검으로 대량 구매자였던 중국인 보따리 상들의 루트가 막히면서 한국 화장품 회사들의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분위기에 편승해 사업을 시작했던 중소형 화장품 회사들의 명암이 갈린다. 세계적인 불황에 마땅한 투자처를 못 찾던 자본들은 화장품 회사에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 덕에 작년 K-Beauty 열풍이 절정에 다를 시기 증시에 상장하고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한 소형 화장품 회사 오너들은 수 백억대의 자산가가 되었다.


뒤늦게 수많은 돈을 투자한 투자 회사들과 화장품 산업과 무관한 다양한 회사들은 말 그대로 멘붕 상태이다. 특히나 면세점에 무리하게 뛰어든 기업들은 기업의 존립 자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만 믿고 무리하게 지어대던 중소형 화장품 회사 공장 매각 소식이는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화장품 회사 출신이기만 하면 무조건 모셔 갔던 곳에서 사업장 매각을 앞두고 사람들이 탈출하듯 빠져나오고 있다.


거품은 빠졌을지 모르나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앞으로 빼앗아 먹고 창출해낼 곳이 무궁무진하다. 스킨케어 중심 (특히 컵라면 끓이듯 잠시 반짝였던 시트 마스크 팩 시장)으로 부풀어 올랐던 거품은 급격히 걷히고 있지만 맛있는 시장은 여전하다. 게다가 시트 마스트와 같은 가장 낮은 단계 제품이 미친 듯이 팔렸으니 이제 본격적인 스킨케어 제품들이 판매될 기회이다.


이 혼란한 와중에 한류를 내세우지 않고 현지 고객의 시각에 맞춘 마케팅과 품질 연구로 시장 저변을 확대하며 조금씩 외형을 키우고 있는 회사들도 있다.


중국에서 착실하게 판매 유통망을 확보하고 중국 진출을 위한 각종 통관 자료와 인허가 준비를 정석대로 차분히 준비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들은 보따리 상들의 차단이 오히려 반가운 소식이다.


지금 한국 화장품 시장은 구조 조정이 시작되고 있다.


*2017년 5월에 페북에 작성했던 글을 올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Uber와 Grab이 바꾸어 놓고 있는 베트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