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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Feb 22. 2018

왜 베트남 시장인가?
-1. 배움에 목마른 사람들

Intro


왜 베트남 시장인가?


수많은 경제 기관과 언론들이 여러 개발 도상국가들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만 풍부한 인구와 최근 몇 년간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향후를 전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몇 년간 각광받던 브라질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같은 국가는 더 이상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는 인구, 자원 등의 단순한 잠재성에 가중치를 많이 부여한 분석으로 내가 생각하는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근거는 달리 있다. 이제 베트남에 온 지 만 6년이 된 이 시점에 베트남 발전 가능성에  베트남에 대한 견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해본다.



1. 배움에 목마른 베트남 사람들



베트남은 한국, 일본과 더불어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 중에 하나이다. 


2010년 교육 과학사에서 발간한 <<사교육 : 현상과 대응>>이라는 책에 따르면 베트남 중학생 76.7%가 사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이에 비해 한국 중학생의 77%, 일본 중학생의 75.7%가 사교육을 받는단다. 예상치 못한 높은 수치이지만 사실 베트남 여기저기 골목길을 둘러 다니다 보면 낮에는 구멍가게였는데 밤에는 공부방으로 변해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낮에는 가정집이었다가 저녁만 되면 공부방으로 변신하는 호치민 골목 풍경


뿐만 아니라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의 모습을 학교나 학원 주변에서는 항상 볼 수 있다. 베트남도 명문고, 명문대학을 가려고 하는 입시 열기가 뜨겁다. 그래서 베트남 시내 곳곳에는 영어학원, 수학학원이 한국 못지않게 많다.


학교가 파할 때 즈음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어 온다. 베트남에도 야자가 있어서 밤늦게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들


아무리 인구가 많고 자원이 많아도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없는 국민이 대다수라면 그 나라는 발전하기 어렵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사회 시간이 생각난다. 동남아시아 편을 배우는 부분에서 사회 선생님이 그랬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부존자원이 많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곧 크게 발전할 것이다’라고.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발전 가능성만 많은 나라이다.


베트남에서 공장을 하시거나 주재원으로 베트남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 모두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뭔가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면
금방 배우고 새로운 방식이나 개선된 방식을 만들어 낸다


특히 공장을 운영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공장을 운영하다가 베트남으로 온 분들이다 보니 다른 국가 사람들의 일반적인 근무 태도와 습득 능력을 비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객관적이라 볼 수 있다. 나 역시도 우리 베트남 직원들을 보면 참으로 빨리 배우고 가이드라인만 잘 제시하면 훌륭하게 일을 해내는 것을 보면 감탄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의 핸드폰 공장 부지로 베트남을 선정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국, 일본, 중국 사람들의 공통점은 한자와 유교 문화권 사람들로서 배움을 으뜸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배움에 대한 열망이 한중일 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베트남은 지리적으로는 동남아 하지만
문화적으로는 동북아 국가! 동북아 3국이 아닌  동북아 4국!


또한 유럽이나 북미 이민자들의 모습을 보면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악착 같이 살아가면서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민 사회에서 성공한 아시아계 민족은 한국인, 중국인 그리고 베트남인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명문대 진학률이나 성공한 정치인 배출한 경우를 따지면 한, 중, 베 이민자들이다. 이 3개 국가 민족의 특징은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자녀들에 대한 교육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좌측, 한국전쟁 기간 중 천막 학교.                                            우측, 베트남 구찌 지역 땅굴, 학교와 병원이 있었다


전쟁 피란 중에 천막을 치고 학교를 운영하던 한국 사람들의 모습과 미군의 폭격과 수색을 피해 지하 깊은 곳에 땅굴을 파고 살면서도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잊지 않았던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 베트남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가늠할 수 있어 보이지 않으신가?


교육열에 대한 호찌민 주석이 유명한 일화도 있다. 베트남과 미국이 한창 전쟁이던 당시에도 호찌민은 소련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에 인재들을 유학 보냈다. 당시 선발된 유학생들은 호찌민에게 베트남에 남아서 싸우겠다며 유학 가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호찌민은 단호하게 말했다.



총을 들고 싸우는 것만이 전쟁이 아니다
너희는 전쟁이 끝난 이후 이 나라를 재건해야 할 사람들이다. 이제부터 너희들의 총은 책이다
반드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와 이 나라에 도움을 주어야만 한다


베트남 시장은 참으로 까다롭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아주 매력적이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나라이다. 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에는  앞에 잡힐  같은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려우니까 남들이 쉽게 뛰어들  없는 것이고 내가 잘 해내면  성과를 기대할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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