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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Feb 23. 2018

왜 베트남 시장인가?
-4.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



2011년 처음 베트남에 왔을  연간 1인당 국민소득이 1,500 달러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많은 것을  알고는 충격을 받았었다. 한 마디로 한국 사람인 나도 스마트 폰을 안 쓰는데 못 사는 나라 베트남 사람들이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 건방진 충격이었다.  


7년 전에도 베트남은 와이파이가 무료


이런 환경이었는데 스마트 폰 사용자가 한국 못지 않았었다


게다가 호찌민은 와이파이 천국이었다. 호텔이 아니라 길거리 식당이나 카페에서 조차도 와이 파이가 무료였다. 한국에서도 무료 와이 파이가 드물었던 것은 당연했고 2013년까지도 싱가포르나 태국 5성급 호텔에서도 하루 와이 파이 사용료가 10달러 ~ 20달러였다. 


커피 한 잔에 600원인 카페에서도 와이파이 무료


이런 길거리 카페에서도 와이파이는 무료


나름 3개월간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있는 베트남 관련된 책이란 책은 다 읽고 왔었는데 건방진 자신감이 한 방에 무너졌다. 사실 지금도 월급이 USD 200달러도 안 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베트남 사람들의 소득 수준을 가늠할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베트남 사람들의 소비력은 단순 통계상의 숫자로는 절대 파악할 수 없다. 중국의 통계 자료는 작은 것을 크게 뻥튀기된 것이 많지만 베트남은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어 실제보다 작은 규모로 보고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위이 아 소셜(We Are Social)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보유한 18세 이상의 성인 인구 비율은 55%로 나타난다 (2017년 KOTRA 하노이 무역관 리포트). 2015년 기준이니 지금은 8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면 베트남 도시화율이 25% 밖에 안 되는 베트남 상황을 감안하면 베트남 도시에 사는 사람 대부분의 스마트 폰을 이용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베트남 사람들은 실제로 돈이 많기 때문에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7년째 베트남에 살면서 살펴본 바로는 그것이 맞기도 하고 다른 이유가 있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새로운 것에 대한 베트남 사람들의 애착 때문이다.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 이것이 베트남이 곧 성장할 것이라 내가 확신하는 네 번째 이유이다. 


2011년 일본과 베트남을 비교하면 길거리에서 스마트 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의 체감 비율은 베트남이 더 높았다. 일본에서는 스마트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시장이 매우 늦게 형성되었고 결국 IT 업계에서 밀려나는 수모를 겪고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스마트 폰 시장이 급속도록 성장했다. 



여기에는 베트남의 인터넷 환경도 한몫한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답지 않게 인터넷 환경이 매우 좋아 길거리 허름한 로컬 카페나 식당을 가더라도 무료 와이파이 존이 잘 형성되어 있다. 다낭, 후에 같은 곳은 도시 전체가 와이파이 존을 형성한 곳들도 있다. 


베트남에서 Facebook 이용률 매우 높은데 위이 아 소셜(We Are Social)에 따르면 5,000만 명가량이 베트남에서 페이스 북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SNS를 차단하고 여론 차단에 힘쓰는 중과는 참 많이 다르다.


베트남 군대가 운영하는 Vietel이라는 통신사는 인근 아세안 국가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모잠비크, 탄자니아 남미 페루까지 진출해서 수익을 내고 있다. 믿기지 않지만 베트남은 IT 강국이다.


베트남 주재원들이 공히 동의하는 부분 중에 하나인 한국 본사에서 교육을 하러 오면 베트남 직원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 보다 진지하고 수업 내용에 대한 질문이 많다. 새로운 것을 익히고 남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발전한 일본, 한국, 중국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베트남이 곧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적 비약이 무리는 아니지 않은가 생각한다. 


기존의 관습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 사이에서 괴리감이 존재하는 것이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는.  지금 당장은 절대적 시장 규모가 작지만 특정 상품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해당 카테고리 규모가 3배, 4배 커지는 것은 순식간이 될 수 있다. 


베트남은 단순하게 인구가 많고 아직 성장을 못했기 때문에 잠재력이 있다고 말하면 안 된다. 베트남의 잠재력은 내일이라도 당장 트렌드가 형성되었을 때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생동감이 넘치는 나라 베트남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대문 이미지 사진 출처 : 한국일보 , 고영권의 도시 풍경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71117138555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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