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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Nov 07. 2018

배달의민족 베트남에서 통할까?

대한민국 국민 배달앱 ‘배달의 민족’이 2019년 상반기 중으로 베트남에 진출을 준비한다고 한다. 배민은 오랫동안 베트남 시장을 지켜봤다고 한다. 베트남 인구 평균 연령이 낮고 모바일 이용률도 높은 데다 베트남 로컬 배달앱의 인기가 높기 때문이란다. 배달의 민족 같은 한국에서 센스 있게 잘 나가는 브랜드들이 베트남에 진출하면 경쟁자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를 늘리게 되어 베트남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게 되어 기대된다.  


2019년 상반기 베트남 진출을 선언한 배달의민족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사업 운영,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로 구성된 10명 규모의 전담팀이 호찌민에 이미 상주하고 있다고 한다. 김봉진 대표가 직접 챙기고 베트남 출장 횟수도 늘리고 있다고 하니 호찌민 상주 인력들은 틀림없이 베트남 로컬 배달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있을 것이다.



베트남 인기 로컬 배달앱들


베트남 배달앱 현황, 출처  <KOTRA 무역관>


그런데도 2014년 배달의민족이 일본 시장 진출 실패를 통해 해외 시장의 어려움을 많이 경험했겠지만 베트남은 일본과는 판이하게 다른 시장이니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기를 바란다.


그간 우아한형제가 한국에서 기존 회사들과 남다른 모습을 보여왔기에 남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혹시라도 한국의 1등 배달앱 회사의 눈에 베트남 배달앱들의 기능과 디자인이 한심한 수준으로 보이기만 한 것은 아니어야 한다.


이런 로컬 배달앱의 수준에 한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배민의 플랫폼을 베트남식으로 바꾸고 든든한 투자금으로 할인 쿠폰 빵빵하게 뿌려주면 9,500만 인구의 베트남 시장을 단숨에 빼앗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하고 있다면 모바일 메신저 LINE 베트남의 사례를 잘 학습해서 시장을 잘 판단하기를 바란다.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1등 모바일 메신저로 인기를 얻고 있는 LINE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1등 채팅 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LINE이지만 베트남에서는 순위에도 들지 못하는 고전을 하고 있다. 몇 년 전 베트남에서 잘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고민을 호소하는 LINE의 고위 관계자와 미팅을 한 적이 있었다. 회사에서는 같은 ASEAN 국가인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1등인데 왜 베트남은 처참한 실적인지 설명하라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는 것이다.


LINE은 몇 년째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연예인들을 초청해 행사도 하고 라인 캐릭터 인형도 뿌리며 마케팅 비용을 아끼지 않고 쏟아붓고 있지만 반응이 없다. 아래 도표에서 보면 알겠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는 자국 메신저 앱이 없지만 베트남에는 5천만 명이 사용하는 Zalo라는 국민 메신저가 있다. 기능 디자인 측면에서 Zalo는 LINE이나 Kako Talk에 한참 뒤지지만 베트남 소비자에게는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한류 스타 빅뱅을 모델로 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던  Kakao Talk은 2015년 베트남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했다)


출처 Digital 2018 Hootsuite

 

하드웨어인 플랫폼의 문제가 아닌 소프트웨어인 콘텐츠가 관건인 셈이다. 배달앱이 간단하게 주문하고 할인 쿠폰 뿌려서 싸게 구매할 수 있으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출처 DELIVERY HERO 홈페이지, BIZ Chosun


우리나라에서는 '배달통', '요기요'로 잘 알려진 세계 1위 배달앱 회사인 Delivery Hero가 한국, 대만, 태국은 물론 파키스탄, 방글라데시까지 진출했지만 베트남에는 진출하지 않는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황금 시장인 베트남을 몰라서가 아니라 동남아 시장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것이 베트남을 잘 아는 '요기요' 관계자의 전언이다.


배민의 기술적인 우월성이 아닌 배민다움이 베트남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베트남 소비자의 소비문화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고민하시길’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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