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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Nov 09. 2018

이란 왕자와 신라 공주 러브 스토리

이란은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시청률이 90%, <주몽>은 75%를 기록했고 가전제품 시장의 70% 이상을 한국 제품들이 차지하는 중동의 대표적인 한류 국가이다. 한국에서는 미국의 영향 때문에 이란을 대표적인 테러국가로 생각하고 낯설어하지만 이란 사람들은 한국을 형제 국가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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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란의 대표적인 신화인 쿠쉬나메 때문이다. (페르시아어: کوش نامه, Kush Nama)는 페르시아의 서사시로 501년~504년, 1108년과 1111년 사이에 쓰인 이란의 신화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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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는 낯선 이 이란 신화는 신기하게도 우리의 신라 이야기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7세기 중엽 아랍인의 침공으로 사산 왕조 페르시아(226–651)가 멸망한다. 망국 페르시아 왕자 아브틴은 난민들과 함께 비단길을 통해 당나라를 거쳐 한반도의 신라까지 피난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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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아브틴이 파라랑을 만나는 모습을 그린 이란의 고전 /  우측 쿠쉬나메 신화 내용 그림. 출처 별도 표기



신라 왕은 아브틴을 환대했고 아브틴은 신라의 공주 파라랑과 사랑에 빠져 페레이둔이라는 아들을 낳는다. 신라에서의 행복한 삶도 잠시, 아브틴은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빼앗긴 조국 페르시아를 되찾기 위해 돌아갔지만 전쟁 중에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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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아들 페레이둔은 신라인 어머니의 가르침 아래 훌륭하게 커서 페르시아 민족을 다시 규합하고 아랍인들을 물리쳐 새 나라를 건국한 영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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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잘 모르는 이란의 이 신화는 이란 사람들 뼛속 깊숙하게 한국인을 좋아하게 만든 이유이다. 나는 이 신화 이야기를 여행 중에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이란 아저씨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다. 이란 사람들이 한국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을 때의 반가움과 신선한 충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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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미국의 이란 제재에 한 발 더 나서서 오버스럽게 동참한 하나은행이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에서 공부하는 이란 국비 유학생들의 국내 계좌까지 동결해 이란 사람들을 실망스럽게 하고 있다. 힘세고 포악한 나라 미국의 제재를 우리가 당해낼 재간은 없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나서서 이란과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대한민국 정부의 초청을 받은 국비 유학생들은 이란의 엘리트들로서 고국으로 돌아가 중요한 위치에서 한국에 우호적인 일을 할 사람들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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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는 한국과의 우호를 다치기 위해 가야국 허황후가 인도인이라며 영부인 김정숙 여사까지 초청해 행사를 갖고 있다. 비즈니스를 할 때 (외교도 국가 간의 사업을 하는 행위) 서로의 연결 고리를 찾아내 친교를 맺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 이란의 연결고리는 1,500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훌륭한 고리를 애써 지울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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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영웅이 한국인의 아들이라 믿는 이란 친구들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괴롭히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지금 당장의 상황만 생각하지 말고 멀리 봅시다 멀리~



이미지 출처
1. 메인 대문 이미지 : http://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2315

2. 아브틴과 파라랑 만남 그림, 쿠쉬나메 이미지
1) http://news1.kr/articles/?2650085

2) http://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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