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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Feb 24. 2019

강렬한 베트남 여성액션 영화
<분노, FURIE>

2019년 베트남을 가장 뜨겁게 달군 영화. 미국 할리우드에서만 여성 영웅 주인공이 유행하는 것이 아니다. 극 중 여주인공 이름이 영화 제목인 Hai Phuong (하이 픙) / 해외 제목 FURIE. 베트남에서 가장 흔한 여성 이름으로 우리 식으로 하면 '덕자' 정도 되겠다. 베트남 엄마판 '테이큰'이라 불리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원빈이 주연했던 '아저씨'의 '베트남 엄마 버전'이라 부르고 싶다.





한국의 롯데 엔터테인먼트가 투자에 참여했고 미국 할리우드 무술 감독들과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Veronica Ngo'가 주연을 맡아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 올려 놓았다.



좌측,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2 / 우측, 넥플릭스 와호장룡에 출연했던 Veronica Ngo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전개와 훌륭한 액션이 어설픈 할리우드의 B급 영화보다도 재미있고 100억이 넘게 들여 제작했다가 흥행에 참패한 한국 영화보다도 박진감이 넘친다. 이 영화에 무엇보다도 몰입되는 이유는 세계 어떤 나라 여성보다 강한 사실적인 베트남 여성의 모습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여성 영웅이 많은 베트남이기에 혼자서 딸을 납치한 갱 모두를 쓰러뜨리는데 베트남 여성이라면 충분히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다(극중 갱단의 두목 역시 여성이다).


베트남에는 역사적으로 여성 영웅들이 많다




이 영화는 베트남 영화 최초로 미국에서도 개봉을 해서 관심을 받은 영화이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전체 영화 흥행 성적은 550만 달러 가량. 하지만 이 영화가 갖는 가치는 단순하게 흥행 성적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전세계에 소개된 <그린 파파야>, <씨클로> 등의 베트남 영화들은 가부장적 제도 속에 억눌려 있는 순종적인 베트남 여성들의 왜곡된 보여줘 베트남 여성의 모습을 보여왔다.





베트남 영화 <Hai Phuong>, 세계 시장에서의 제목은 <Furie>인데 Netflix 영화 목록에도 올라와 있어 한국에서도 볼 수 있으니 베트남 영화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한다. 영화 이야기가 나온 김에 베트남 영화 시장에 대해 잠깐 소개를 한다.



베트남 영화 시장은 한국 기업이


 현재 베트남 영화 시장은 한국 기업들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 Top 10중 7개는 미국 헐리우드 영화이고 3개가 베트남 현지 제작 영화인데 그 3편의 베트남 영화 모두 CJ 엔터테인먼트가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해서 성공한 것들이다. CJ CGV는 2011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 멀티플렉스 체인을 인수하며 베트남 영화관 시장 1위가 되었다. 현재 2019년 8말 현재 베트남 전국에는 약 170개의 극장이 있는데 CJ CGV가 75개, 롯데시네마가 44개 (각사 홈페이지 표기 기준)를 운영하며 베트남 전체 극장의 70%가 한국 영화관들이 차지하고 있다. 소득 수준이 오르면 오를수록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확대될 수 밖에 없는데 베트남은 인구 1억에 특히나 젊은 인구가 많아 영화 산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일본의 리서치 회사 B&Company에 따르면 2015년 베트남에서 영화 티켓 판매는 1억 4백만 달러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2억달러 시장으로 5년만에 10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 리서치 기관 Vina research (W&S JSC) 가 베트남 관객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는 ‘액션’(76%)과 코미디’(70.9%)를 뽑았다. 그 다음으로는 어드벤처 (54%), SF(49.9%)를 기록했다. 간단한 설문 조사이지만 실제 베트남 관객들의 반응과 다르지 않은 결과인데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베트남 사람들이라지만 현재로서는 이 추세가 바뀔 기조는 보이지 않는다. 관객들이 좋아하는 장르 Top4 중 코미디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액션’, ‘SF’, ‘어드벤처’는 막대한 예산과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이 필요하니 한국 영화가 공략해야 할 부분은 ‘코미디’ 실제로 베트남에서 리메이크해서 베트남 로컬 영화 최고 흥행을 거둔 영화 Top 3의 원작은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 <과속 스캔들>, <써니> 바로 코믹 드라마 장르이다. 


베트남에 한류가 인기이고 K-POP과 한국 드라마도 유행이니 한국영화 역시 베트남에서 인기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꼭 그렇지 않다. 필자가 앞서 12화에서 <한류는 있지만 한류는 없다>라고 이야기 했다. TV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돈을 내고 가는 극장에서의 인기는 별개이다. 2019년 올해 한국에서 1,600만 관객을 돌파한 대한민국 영화 흥행 역대 2위 영화 <극한직업>은 베트남에서도 상영되었지만 딱히 회자되지 못하고 종영했다. 1,700만 관객을 동원한 대한민국 역대 흥행 영화 1위 <명량> 역시 비슷한 반응으로 막을 내렸다. 인터넷에서 베트남어 자막으로 소속들이 올라오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것도 한류라면 한류이지만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는 그 한류와는 별다른 이야기이다. 


베트남 현지 제작 영화로 최고의 흥행을 거둔 영화들이 한국영화를 원작으로 두었지만 철저히 베트남 특유의 정서와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해서 완벽한 베트남 영화로 상영된 것이지 한국영화가 원작이었다는 이유로 흥행을 한 것은 아니다. 한없이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영화 산업 관심있는 한국 영화제작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냉정한 투자자로서 판단을 잘하시길 바란다.






# Netflix에서 분노, FURIE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inne7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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