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쏘블리 Feb 27. 2018

부모와의 갈등에서 벗어나며

- 관계는 현상이 아닌 본질이다.


나는 착한 딸이었다.

학교에서는 모범생이였고,

집에서는 믿음직한 큰 딸이였다.


흔한 사춘기도 없었고,

방황도 없었다.


남부럽지 않은 대학에 진학했고,

대학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착한 딸이였기에,

20대의 대부분을 아빠와 갈등하며 지냈다.





옛날 아빠였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했고,

2등을 하면 '1등'을 하라고 했고,

실패보다는 '성공'을 중요시하게 여겼고,

칭찬보다는 '꾸짖음'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어린 날,

부모가 세상의 전부였던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부모에게 사랑받으려면 성공을 해야한다"




그렇게 착한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길을 걸었다.


인정받고 싶어 노력했다.

사랑받고 싶어서 사고치지 않았다.

아빠가 원하는 것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10대 시절은 그럭저럭 버텨내었다.

20대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수 많은 선택의 순간,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모든 원망이 부모에게 향했다.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야
이건 모두 아빠 때문이야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삶과,

원하는 삶과의 간극을 어떻게 메웠을까.


그것은 정반대의 행동,

착한 아이가 되는 것을 포기한 후 시작되었다.


부모가 원하는 길을 걷지 않았다.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은 포기했다.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건 내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길을 걷기 시작하면

관계가 나빠질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아주 놀라운 일들이 생겼다.


-

아빠가 원하는 길을 걷지 않았는데,

아빠는 여전히 날 사랑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늘어져있어도,

조금 느리게 걸어도,

아빠는 여전히 날 응원했다.


원하는 길을 걷지 않아도,

실패해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여전히 날 사랑하는 아빠를 보며 깨달았다.


사실은 아빠가 원하는 것은 나의 행복이지
나의 성공이 아니라고,






요즘도 아빠는 잔소리가 심하다.


-

일찍 들어가라,

밥 잘 챙겨먹어라,

결혼은 언제 할거냐,

그렇게 평생 혼자 살거냐


하지만 예전처럼 그렇게 답답하지 않는다.

구속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 모든 잔소리를 이렇게 듣기 때문이다.

"아빠는 나를 사랑한다."




사랑해서 하는 이야기니까 괜찮다,

행복하라고 하는 이야기니까 괜찮다,

행복하면, 잔소리를 꼭 지키지 않아도 되니까 괜찮다.


아빠가 하는 잔소리는 현상에 불과하다.

 본질은 '아빠는 나를 사랑한다' 그 하나이다.




by.쏘블리


매거진의 이전글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그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