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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블리 Feb 20. 2017

#. 사랑에 빠졌을 때

얼마 전에 생긴 여자친구 자랑을 하느라,
남자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얼마나 예쁜데요!
 첫 눈에 이 사람이다 싶었다니깐요"

귀찮아서 나가지말까 고민한 소개팅에서 딱 자신의 스타일이 나왔다고 남자가 이야기한다. 보는 순간, 운명일까 고민했다는 남자의 광대가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비슷한게 너무 많아요. 저도 향이 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여자친구도 향이 있는 음식을 좋아해요. 이야기할 때 가치관도 엄청 비슷하다니깐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남자의 자랑을 들어주며 여자는 생각한다.

'좋을 때네'

사실 여자는 알고 있다. 남자의 이야기는 하나부터 열까지 말도 안된다는 것을. 밥먹을 때는 설렁탕, 갈비탕, 도가니탕, 무조건 국물만 먹으면서 일본가정식을 좋아하는 여자친구랑 식성이 비슷하단다. 아직 세 번 밖에 안 본 사이라 제대로 대화도 못해봤다면서 가치관이 비슷하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유는 딱 하나다.

'사랑에 빠진 그가 좋아보여서'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그 사람과 비슷한 점을 단 한가지라도 찾아낸다. 예를 들어 둘 다 영화보기가 취미라며 기뻐한다. 사실 전국민 반 이상의 취미가 영화감상인데. 학창시절 함께 떡볶이를 좋아했다며 천생연분이라 말한다. 사실 중고등학교 앞에 떡볶이집 하나 없는 학교는 없는데.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인데,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그 말도 안되는 일들을 믿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라도 더 닮고 싶어서.

아마도 우리는 완벽한 인연일테니까.



by.쏘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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