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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블리 Mar 08. 2017

#. 엄마의 위암 수술을 앞두고

 처음 엄마가 위암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을 때 내 감정은 '설마'였다. 가족, 친척, 주변 사람들 탈탈 털어도 아픈 사람이 없기에 더욱 그랬다. 암 경험자가 130만명이 넘었다는 기사를 보고도,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은 일어날줄은 몰랐다.


 엄마가 위암 2기라는 소식을 듣고서야 '아차'싶었다. 그리고선 항상 그렇듯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이 글은 엄마의 수술이 끝나고, 다시는 부모님이 아프시지 않길 바라며 쓰는 다짐이다. 또한 아직 건강하신 부모님을 가진 분들을 위해 쓰는 글이다.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1. 건강검진은 1년에 한 번이라도 꼭 해야한다.

 엄마는 작년 2월 내시경 검사에서 위염진단을 받으셨는데 올해 검사에서 위암 2기 진단을 받았다. 1년만에 위염이 위암2기가 될만큼 암의 진행속도는 빠르다. 만약 국가정책처럼 2년에 1번하는 정기검진을 받았더라면 생각만해도 아찔한 순간이 왔을 것이다. 50대이상의 부모님은 무조건 1년에 1번, 혹은 더 자주 건강검진을 시켜드리자.


2. 건강검진은 큰 병원에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엄마는 건강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셨는데, 그러다보니 아픈 곳이 발생했을 때 대학병원에 외래접수를 해야하고 여러가지 검사를 다시 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다시 들었다. 특히 진행성 암의 경우에 기다림의 과정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환자 본인과 가족들에게 초조함과 불안함으로 다가왔다. 별일 없으면 건강검진은 수술까지 가능한 병원에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내 부모님도 언제든지 아프실 수 있기 때문이다.


3. 아플때 내시경은 필수다.

 아플때 부모님들은 동네의원에서 처방받은 약만 드시는 경우가 많다. 약을 먹고 진통이 가라앉고 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병을 키운다. 내시경만 잘해도 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등 아픈 곳이 있다면 내시경을 꼭 하자.


4. 영양제, 혼자 먹지 말고 부모님것도 챙겨드리자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등 필수적인 영양제들은 나뿐만 아니더라도 부모님도 챙겨드리자. "우리 부모님은 귀찮아서 알약은 잘 안 드셔", "우리 부모님은 식사를 잘 챙겨드시니까 괜찮으실거야" 무심코 한 생각들이 나중에 전부 후회로 남는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챙겨드릴 수 있는 것은 모두 챙겨드리자.


5. 식습관을 철저히 관리하자.

 빵, 면, 간식을 좋아하는 아빠에겐 당뇨가 있다. 위가 약함에도 커피를 좋아하는 엄마에게는 위암이 발병했다. 우리 몸은 우리가 먹는 것들로 이루어져있다. 건강에 나쁜 것을 먹고 있으면서 건강하기를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유기농재료, 플라스틱 사용금지, 인스턴트음식금지, 백미와 밀가루 줄이기 등 아프고 난 뒤에 지킬 습관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지키자. 아빠가 단팥빵을 좋아한다고 단팥빵을 사다드리는 딸이 아니라, 아빠가 저녁에 즐겨먹는 탄수화물들을 매의 눈으로 차단하는 딸이 되자.


 인간은 어리석게도 아픈 다음에야만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건강만큼 잃어버리고 난 뒤 되찾기 어려운 것이 없고 건강만큼 잃어버리고 난 뒤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혹시 아직도 내 주변에 암환자가 없을거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경각심을 가지고 주위를 돌아보자. 생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생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있다.


부모님이 우리 곁에 있을 때에 더 성심껏 잘하자.

후회 없도록.



by.쏘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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