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위암 복막전이로 수술도 하지 못하고 급히 사무실로 복귀한 다음날, 급히 휴가를 변경하고 출근한 나를 팀장님이 부르셨다.
"차나 한잔 할까"
커피를 사러 가는 짧은 길에서 팀장님이 갑자기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사실 우리 아버지가 담낭암 말기셨거든. 처음 발견했을 때 3개월 밖에 못 사신다고 하셨어. 항암치료도 수술도 아무것도 안된다고 했지. 자식된 입장에서 너무 황망하더라구.
그런데 어머니가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고 좋은 것만 챙겨먹으니까, 그 이후로도 7년을 더 사셨어. 우리 몸은 자연치유력이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니까 너무 걱정마.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이겨낼 수 있도록 하고, 좋은 물과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공기가 있는데서 사는게 중요해"
무심코 툭툭 위로하는 말을 잘하는 팀장님께서 오늘도 날 위로한다. 막연하게 괜찮다는 말보다 훨씬 와닿았다. 삶에 대한 의지를 가져라보다 훨씬 좋았다.
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 마음속으로 되뇌였다. 시간이 흘러 상사가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내가 받은 고마움을 꼭 베풀고 싶다고.
by.쏘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