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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블리 Mar 17. 2017

#. 오늘이 봄날이다.

여느때보다 컨디션이 좋은 엄마가 신나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늘어놓았다.

"오늘 택시를 탔는데 말야,
 택시 기사 아저씨가 너무 재밌으신거야.."

오랜만에 의욕에 차서 말씀도 많이 하시고
안색도 한결 좋아보였다.

내가 지금 이 순간 해드릴 수 있는건
그저 들어주는 일 밖에 없어서
엄마의 얼굴을 집중해서 바라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얼굴에 웃음과 홍조를 띠며 이야기하는 엄마를

그저 바라볼 수 있어 감사하다고.

인생에 가장 소중한 한페이지가 지나가고 있다고.


이제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더 이상 엄마와 즐거운 얼굴롶이야기 나눌 수 없을지 모른다. 엄마가 머리도 빠지고 손발이 까매지는 고통을 옆에서 지켜보아야 할 수도 있다.



흘러가버린 시간이 야속하지만

그래서 항암치료까지 남은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하느님

아니면 그 누군가라도,
제발, 엄마의 앞으로의 삶에 행복만 가득하게 해주세요.
이대로만 나빠지지 않고 엄마를 제 곁에서 지켜주세요.


by.쏘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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