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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탐험가 Jun 12. 2024

이제 뭐 하지?

‘좋은 생각’에서 전화가 왔다. 예상보다 연락이 빨랐다. ‘이건 되겠다 싶은 글은 없었는데?’ 서둘러 홈페이지를 열었다. 내가 응모한 모든 원고가 ‘검토 중’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의아해하며 전화를 받았다. 앳된 목소리의 여직원이었다. 그런데 목소리가 작고 가늘었다. 밝은 뉘앙스는 아니었다. ‘뭐지? 탈락 안내 전화인가? 글에 무슨 문제가 있나?’ 긴장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여직원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은품은 뭘로 하시겠냐고. ‘아! 된 거구나!’ 사실 선정되었다는 말은 좀 전에도 들었지만, 이제야 마음에 와닿은 것이었다. 편집 방향에 따라 내 글에서 200자 정도를 덜어내고 제목을 바꿀 수도 있는데 동의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선물을 준다는데 동의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네!’로 답했다. 나중에 돌이켜 보니 씁쓸하긴 했다. 잘 쓴 건 아니어도 열심히 쓴 글이었으니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채택된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어쨌든 이제 막 글쓰기를 진지하게 시작한 초보자에게는 선물 같은 일 아닌가?


전화를 끊고 글쓰기 모임 멤버들과 아내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인스타 스토리로도 소식을 알렸다. 자랑할 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그냥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이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아내와 아이에게, 글쓰기 멤버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다. 내가 도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무언가를 이루는 것도 좋지만, 그 과정을 행복하게 누리고 함께 나누고 싶다. 쓰는 사람의 행복이 읽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글을 쓰고 싶다. 선물 같은 글을 써서 사람들의 환한 미소를 보면 좋겠다.


사람들은 내 글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부담 없는 웃음, 밀려오는 감동, 기가 막힌 공감, 깊은 통찰, 빠져드는 몰입감, 충격적인 반전, 스릴과 서스펜스. 전부 다 내 것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꾸준히 쓰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무기도 생겨날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사람들에게 잘 전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단, 내 마음을 속이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마음에 없거나, 솔직하지 않은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 마음 깊은 곳에서 투명한 글을 길어 올리고 싶다.


‘이제 뭐 하지?’ 다음 목표를 생각했다. 인스타 피드에 독서감상문 공모전이 올라왔던 게 기억났다. 알아보니 대상 도서는 난도가 낮은 편이었고, 다음 달 말까지 제출하면 된다고 했다. 감상문은 종종 써보긴 했다. 하지만 내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수상이 목표이지만, 상을 받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괜찮으리라 다짐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멈추지 않고 도전하다 보면 더 성장해 있는 나 자신이 상일테니까.


안녕하세요! '마음탐험가'입니다.
동탄에서 고전 독서 모임과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 모임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트리로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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